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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이 불러낸 과거, 현대차그룹 헤리티지 전략 속내

'미래를 설명하는 언어'…서사 통해 브랜드 변화 진화 강조

노병우 기자 기자  2026.01.09 12: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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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브랜드의 '과거'를 다시 꺼내 들었다. 단순한 회고나 추억 소환이 아니다. 브랜드가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떤 선택을 통해 지금에 도달했는지를 다시 묻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답을 미래 모빌리티 전략과 연결시키는 것이 현재 현대차그룹이 전개하는 헤리티지 마케팅의 핵심이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는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통해 고객과의 정서적 접점을 넓히고 있다. 과거의 상징적 순간과 기술적 도전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전동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미래 모빌리티로 이어지는 변화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헤리티지 컬렉션과 포니 복원 프로젝트,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태동과 도전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첫 차를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라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기술 자립과 글로벌 도전을 선택했던 브랜드의 DNA를 현재의 기술 경쟁력과 연결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기아 역시 리브랜딩 이후 헤리티지 마케팅의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초기 상용차와 승용차 디자인 자산, 브랜드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한 전시와 스토리텔링형 고객 체험을 통해 'Movement that inspires'라는 브랜드 철학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설명한다. 과거의 디자인 언어와 기술적 선택을 현재의 브랜드 경험 속으로 끌어오는 방식이다.


이런 흐름은 그룹 차원의 메시지에서도 확인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아의 80년은 한편의 서사처럼 위대한 여정이었다"며 "지난 80년을 함께 만들어온 모든 이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브랜드의 시간 자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발언이다.

현대차그룹의 헤리티지 마케팅은 결국 '과거를 보존하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설명하는 언어'를 만드는 작업에 가깝다. 과거의 도전과 축적된 기술이 오늘날의 전기차, 친환경 기술, 디자인 경쟁력으로 이어졌다는 서사를 통해 브랜드의 변화가 단절이 아닌 진화였음을 강조한다.


현대차는 "헤리티지는 과거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라 브랜드가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자산이다"라며 "고객이 브랜드의 역사 속에서 현대차의 미래 비전을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기아는 "기아의 헤리티지는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의 기록이다"라며 "과거의 디자인과 기술,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브랜드 경험 전반에 녹여낼 계획이다"라고 첨언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앞으로도 헤리티지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신뢰와 차별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구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과거를 다시 쓰는 일이 아니라 브랜드의 다음 장을 준비하는 전략으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