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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자 AI' 논란…모호한 '프롬 스크래치' 기준

네이버 "핵심 엔진 100% 자체 개발"…업계 "정부의 구체적인 지침 나와야"

박지혜 기자 기자  2026.01.08 16: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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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부가 주관한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이 '프롬 스크래치(백지 상태에서 시작해 독자 AI 모델을 개발)'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업스테이지에 이어 네이버(035420)까지 중국계 AI 모델을 베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평가 요소에 프롬 스크래치 방식이 있지만, 프롬 스크래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8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의 독자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싱크' 모델은 중국 알리바바의 큐엔 '비전 인코더'를 가져다 썼다. 비전 인코더는 외부의 시각과 음성 정보를 AI 모델이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형태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러한 기술적 선택 사항과 라이선스 정보를 허깅페이스와 테크리포트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해 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모델에서는 글로벌 기술 생태계와의 호환성, 전체 시스템의 효율적 최적화를 고려해 검증된 외부 인코더를 전략적으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술적 자립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미 표준화된 고성능 모듈을 활용해 전체 모델의 완성도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고도의 엔지니어링 판단"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자사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100% 자체 기술로 개발한 프롬 스크래치라고 일축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파운데이션 모델은 입력된 정보를 해석하고 추론하며 결과를 만들어내는 핵심 영역으로, 인간으로 치면 '두뇌'에 해당한다"며 "이 핵심 엔진을 프롬 스크래치 단계부터 100% 자체 기술로 개발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전 인코더는 시각 정보를 모델이 이해할 수 있는 신호로 변환하는 '시신경' 역할을 하고 있고, 네이버는 VUClip 등 독자적인 비전 기술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업스테이지도 모델 구조가 중국 지푸AI의 'GLM-4.5-에어'와 흡사하다며 중국 모델 도용 논란이 일었다. 이에 업스테이지는 중국 모델의 가중치 재사용은 통계적 착시인 점을 설명했고, 두 모델의 피어슨 상관계수 분석 수치도 제시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지난 2일 공개 검증회에서 "가중치(Weight)를 랜덤하게 초기화한 상태에서 학습을 시작했다면 프롬 스크래치 모델"이라고 해명했다.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것은 업계의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독립적인 AI를 개발하자는 프로젝트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기술 자주권 확보를 위해 지난해 8월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을 국가대표 AI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업 공모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해외 모델 미세 조정 등으로 개발한 파생형 모델이 아닌 모델의 설계부터 사전 학습 과정을 수행한 국산 모델'로 타사 모델에 대한 라이센싱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네이버의 경우 오픈소스로 제공했던 큐원 측이 사용 허가를 거두는 등 향후 라이센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정부의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AI 업계에선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 소버린 AI 프로젝트에서 기술 활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자체는 정부에서 프롬 스크래치로 한다고 못을 박아놨는데 의견이 갈리는 만큼 정부에서 구체적인 지침이 나와야 된다"며 "이대로 계속 가서는 정리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모든 기술을 바닥부터 새로 만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AI 기술 개발은 이미 검증된 글로벌 빅테크의 '거인의 어깨' 위에서, 우리만의 고유한 가치를 한 스푼 더해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