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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 키운 증권사들, 2026년 키워드 'AI 무장·질적 성장'

자본 8조원 시대·AI 전환 가속…금융소비자 권익 보호가 핵심

박진우 기자 기자  2026.01.08 13: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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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국내 증권업계가 2026년 새해를 맞아 '인공지능(AI) 전환'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경영의 핵심 축으로 세웠다. 

단순한 수익 구조 개선을 넘어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실물경제에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AI를 전 사업 영역에 이식해 디지털 금융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모험자본 공급 '선봉' 자처…IMA·발행어음 진검승부

정부가 자기자본 8조원과 4조원 규모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대상으로 IMA 사업자 지정 및 발행어음 인가를 확대하면서, 대형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모험자본 공급자' 지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지난해 말 IMA 사업자 지정을 마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신년사에서 "IMA는 우리의 신규 수익원인 동시에 대한민국 성장 동력의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며 기업금융과 혁신 투자를 결합해 압도적 우위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래에셋증권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역시 "IB·자기자본투자(PI) 역량을 기반으로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AI, 반도체, 로보틱스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뒤를 잇는 NH투자증권(005940)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올해 IMA 사업자 인가 획득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IMA는 자본시장 자금을 창의적 투자로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인가 획득을 넘어 안정적 정착까지 책임 있게 완수해 모험자본 투자의 선봉에 서야 한다"고 독려했다. NH투자증권은 이를 위해 최근 관련 TF 조직을 본부급으로 격상하는 등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발행어음 시장의 경쟁도 뜨겁다.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는 "발행어음 기반 모험자본과 생산적 금융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배수지진(背水지진)의 각오를 다졌고,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는 "발행어음이라는 기회의 도약대에서 선순환 구조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별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대신증권은 초대형 IB로 나가기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합류했다.

AI 전환, 선택 아닌 생존…실무 투입 가속

AI는 이제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증권사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엔진'으로 격상됐다. 증권사 CEO들은 AI 활용 격차가 곧 성장의 격차를 좌우할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KB증권은 올해를 'AI 실제화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강진두·이홍구 대표는 "AI 활용 격차가 성장의 격차를 좌우하는 핵심 동력"이라며 사내 생성형 AI '깨비AI'를 투자 분석, 고객 상담, 법무 검토 등 전 영역에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AI 관점에서 재설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윤병운 대표는 "AI는 일하는 방식부터 사업 모델 전체를 혁신하는 엔진"이라며 전사적인 내재화를 주문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 역시 "데이터 분석 없는 투자는 막연한 기대에 불과하다"며 기술 중심의 초격차 전략을 내세웠다.

키움증권(039490) 엄주성 대표는 IT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AI, 데이터, 보안 아키텍처 전방위 강화를 선언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AI 기반의 자산관리(WM)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뢰 없인 성과도 사상누각"…내부통제 '습관화'

공격적인 사업 확장만큼이나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지난해 발생한 각종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고객 신뢰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다.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대표는 "아무리 큰 성과도 고객의 신뢰 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리스크 관리의 치열함을 당부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대표는 "내부통제는 의무가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 한다"며 개인의 안일함이 조직 전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품 설계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AI 기반 이상 징후 탐지 시스템을 강화해 소비자 보호 체계를 전사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키움증권과 KB증권 역시 고객 정보 보호와 소비자 권익 보호를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공언했다.

결국 2026년 증권업계는 자본을 실물경제로 흘려보내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AI라는 혁신 기술을 누가 더 빠르게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느냐에 따라 시장 패권의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