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강제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너십 부재에 따른 '책임경영 실종'이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현재 증권시장 대체거래소(ATS) 수준인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78조 5항은 '누구든지 ATS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 100분의 15를 초과해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금융당국이 논의 중인 방안은 이를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적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만약 해당 안이 실행될 경우,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들은 보유 지분 상당 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의도는 명확하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이 소수의 창업자와 특정 주주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용자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만큼 가상자산 거래소를 '공공 인프라'로 간주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규제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간 국내 가상자산 산업이 안정적인 거래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창업자 중심의 강력한 리더십과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책임경영이 실종된 거래소로 인해 발생한 피해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말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프로비트 코리아'가 대표적이다.
프로비트 코리아 이용자들은 파산 절차상 일반 채권자로 분류돼 배당을 통해서만 자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환 시점과 규모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 지난 2024년 폐업한 플렛타익스체인지는 이용자 가상자산 중 일부만 디지털자산보호재단으로 이전했다. 이 때문에 재단은 보유분이 부족해 반환을 신청한 이용자들에게 자산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태의 원인으로 주인 의식의 부재를 지목한다.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책임있는 소유주뿐이라는 주장이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자산처럼 변동성이 크고 역사가 짧은 신생 산업일수록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이용자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강제적으로 소유권을 매각하게 하는 구시대적인 관치는 결국 시장의 경쟁력을 잃게 하고 이용자들의 피해로 돌아올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