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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독립성' 질타에도...국책은행 사외이사 반대표 '0건'

금융당국,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TF 회의 오는 16일 개최

장민태 기자 기자  2026.01.07 17: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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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사회가 최고경영자와 똑같은 생각을 갖게 되면 천편일률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의 원인으로 이사회 독립성 부족을 지적하며 한 말이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대주주인 국책은행의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상정된 안건들에 대해 단 한 번도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국책은행 3사(산업·기업·수출입)의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열린 이사회에서 상정된 안건에 대해 단 한 번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은행별로 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1월23일 1차 이사회를 시작으로 12월29일까지 총 15회 회의를 열었다. 이 기간 이사회에서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여신 규정 개정, 책무구조도 변경 등 굵직한 현안이 다뤄졌지만, 참석한 사외이사 전원은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다른 국책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출입은행은 14차례 열린 지난해 이사회에서 각종 규정 개정과 이익잉여금 처분안 등 민감할 수 있는 안건들이 잇따라 상정됐지만, 사외이사들은 예외 없이 찬성만을 택했다.

기업은행(024110)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IBK저축은행 출자안'에 대해 한 차례 보류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안 역시 한 달 뒤인 11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전원의 만장일치 찬성을 받으면서 지난해 상정된 모든 안건이 가결됐다.

문제는 최근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를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사회가 치열한 논쟁을 통해 경영진을 감시·견제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나아가 금융당국은 오는 16일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금융회사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이사들의 임기가 동일한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을 지배구조 개선 TF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정작 국책은행 이사회는 반대표 없는 의결 관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대주주인 구조적 특성상 비상임이사들이 경영진이나 정책 방향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 문제가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의 설득력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