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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행정통합 7월 '속도전'에 커지는 불안…공론·내용 모두 실종

의회 동의 앞세운 드라이브, 시민설명·실질대책 빠져…공개자료도 기대 못 미쳐

김성태 기자 기자  2026.01.06 14: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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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통합의 명분을 앞세웠지만 절차는 거칠고 내용은 허술하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7월 출범을 겨냥한 속도전이 오히려 정책 리스크를 키운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가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본격화하며 의회 동의를 확보하기 위해 6일 시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대의기관의 논의를 거치겠다는 취지라 했지만, 6월 지방선거와 7월 출범을 전제한 촉박한 일정은 정치적 계산과 행정 편의가 앞선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시의원들 역시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면서도, 물리적 결합에 그칠 수 있는 속도전의 구조적 위험을 지적했다. 부정적 영향에 대한 분석과 보완책은 보이지 않고, 공론화 과정 역시 형식에 그칠 것이란 우려다.

이 와중에 광주시가 시의회에 공개한 '광주·전남 행정통합 자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광역단위만 묶고 기초자치단체는 그대로 두겠다는 틀,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특별법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 현 청사 유지 등은 원론적 수준에 머물렀다. 재정 통합 방식, 권한 이양의 범위, 이해조정 메커니즘 같은 핵심은 추상적으로 제시됐다. 

통합의 실질적 이익을 가늠할 수 있는 비용·편익 분석도 부재해 정책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주민투표를 생략하고 시·도의회 의결로 갈음하겠다는 제안도 민주적 정당성 논란을 키운다. 

'500억원이 든다'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주민투표를 건너뛰겠다는 설명은 재정 논리와 거버넌스 원칙을 혼동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별법 제정과 추진기획단 구성, 조직·재정 통합 지침 마련 등 일정을 한데 밀어 넣는 '패스트트랙'은 행정권한 조정, 교육·치안 자치, 규제특례 설계 같은 고난도 과제를 졸속으로 만들 위험이 크다. 통합이 지역 성장의 촉매가 되려면 투명한 정보 공개, 단계별 협치, 정밀한 제도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절차 압축은 갈등 비용만 키울 수 있다. 

향후 국회 논의와 정부 협의 과정에서 실질적 재정·권한 패키지가 담기고, 시민 참여형 공론장이 보강되지 않는다면 통합은 명분만 남긴 채 퇴행적 정치 이벤트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일정 조정과 내용 보강, 정당성 확보가 병행된다면 통합 논의는 지속 가능한 지역 거버넌스로 진화할 여지가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행정통합이 갑작스러운 의제가 아니라, 지난해 중앙지방협력회의 이후 꾸준히 준비돼 왔던 흐름임을 강조했다. 비공개로 설명할 사안은 있지만 설명은 충분히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특별법에 담길 재정·권한 변화가 통합 효과의 핵심임을 재차 강조하며, 6월 선거 일정에 맞춰 속도를 내는 것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감대 형성과 절차 진행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