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늘이 첫 재판이었는데요. 판결도 안 나고, 아이를 바로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소년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전화가 급하게 걸려오는 경우가 있다. 부모는 아직 어떤 판단도 내려지지 않았는데, 아이가 곧바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초범인데요" "합의도 일부 됐는데요"라는 말이 뒤따르지만, 그 사이 아이는 이미 보호자 곁을 떠나 낯선 시설로 향하고 있다.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는 16세 A군은 친구들과 어울리다 파주시 운정 유흥가에서 또래 학생을 폭행한 건과, 김포시에서 자전거를 훔쳐 타고 다닌 건으로 소년보호사건에 회부됐다.
1회 기일에서 부모는 "오늘은 조사 정도만 하고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곧바로 보호처분을 정하지 않고 A군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임시위탁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난 뒤 아이는 보호자와 함께 귀가하지 못했고, 부모는 법정 복도에서 한동안 발을 떼지 못한 채 서 있었다.
1회 기일에서 내려지는 분류심사원 임시위탁 결정은 처벌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재판부가 "지금 상태만으로는 처분을 정하기에 정보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소년분류심사원은 소년원과 달리 아이를 처벌하기 위한 시설이 아니라 평가를 위한 곳이다. 일정 기간 생활태도, 충동성, 공격성, 심리 상태, 가정환경, 학교 적응력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검사한 뒤 보고서를 작성한다. 재판부는 그 보고서를 토대로 최종 보호처분의 방향과 수위를 결정한다.
부모가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분류심사원에 가면 이미 높은 처분이 정해진 것 아니냐"는 불안이다. 사건의 죄질이 가볍지 않거나 단체·도구가 개입됐거나, 아이의 태도와 환경을 더 살펴볼 필요가 있을 때 재판부는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이 단계에서 바로 처분을 정하기보다 시간을 들여 아이를 평가한 뒤 오히려 낮은 처분으로 정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갈린다. 분류심사원에 머무는 동안의 생활은 그대로 기록된다. 규칙 위반, 다툼, 면담 불성실은 모두 부정적인 평가로 남는다. 반대로 검사와 면담에 성실히 임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생활하는 모습은 '교정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가 "어차피 갔으니 어쩔 수 없다"며 손을 놓는 순간, 아이의 평가는 빠르게 나빠지기 쉽다.
밖에 있는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 시기는 막연한 선처 호소보다 "이 아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바꿀 것인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 학교생활기록부, 담임이나 상담교사의 의견, 상담·치료 기록, 가정 내 관리 계획, 피해 회복을 위한 합의 진행 상황 등은 모두 재판부가 함께 살피는 자료가 된다. 아이가 돌아왔을 때의 생활을 이미 설계해 두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소년재판 1회 기일에서 소년분류심사원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이미 늦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순간부터가 실질적인 대응의 시작이다. 법정에서의 한마디보다 분류심사원에서의 며칠, 집에서 준비한 자료 한 장, 부모의 태도 하나가 이후 처분을 바꾸는 경우를 현장에서 수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가능하면 이 단계부터는 소년재판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료와 방향을 정리하며 성실히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의 잘못은 분명 짚어야 한다. 다만 소년재판은 그 잘못을 이유로 아이를 밀어내는 절차가 아니라, 다시 사회로 돌아갈 길을 찾는 과정이다. 1회 기일에서 내려진 소년분류심사원 임시위탁 결정은 "이제 끝"이 아니라 "좀 더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에 가깝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다. 오늘 분류심사원으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이 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어떤 아이에게는 그 시간이 멈춤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아이는 그곳에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얻고, 부모는 그 틈에서 다시 생활을 설계할 시간을 얻는다. 그러니 너무 절망하지 말고, 이번 일을 아이가 달라질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차분히 움직여 보기를 바란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