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1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가 공개되면서 2025년 국내 수입차시장의 연간 데이터가 모두 확정됐다. 단순한 연말 통계가 아니라 수입차시장의 경쟁 구도와 생존 공식을 읽을 수 있는 숫자가 완성된 셈이다.
30만대를 넘어선 이 시장을 두고 회복이나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누가 늘었고, 왜 늘었으며, 그 결과 시장의 구조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다. 2025년 수입차시장의 성적표는 단순한 판매 순위가 아니라 전동화 경쟁력이 브랜드의 생존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5년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30만7377대, 전년(26만3288대) 대비 16.7% 증가했다.
2025년 수입차 시장 1위는 BMW(7만7127대)였다. 메르세데스-벤츠(6만8467대), 테슬라(5만9916대)가 그 뒤를 이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특정 파워트레인에 의존하지 않고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병행하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단일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6만대에 육박하는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시장 자체가 더 이상 니치가 아니라 주류 경쟁 영역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연간 1만대 이상 판매 브랜드는 총 7개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를 비롯해 △볼보(1만4903대), 렉서스(1만4891대), 아우디(1만1001대), 포르쉐(1만746)가 이름을 올렸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들 브랜드 모두 전동화 전략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포르쉐는 타이칸을 중심으로 전동화 라인업을 확장하며 연간 1만대를 넘어섰고, 아우디 역시 전기차·하이브리드 회복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다.
이제 수입차시장에서 전동화 모델 없이 볼륨 브랜드로 분류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가 됐다.
2025년 연간 연료별 등록 대수는 시장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수입차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전동화다. 연료별로 살펴보면 △하이브리드 17만4218대(56.7%) △전기 9만1253대(29.7%) △가솔린 3만8512대(12.5%) △디젤 3394대(1.1%)다.
전기와 하이브리드를 합친 전동화 비중은 86.4%다. 내연기관 중심의 수입차시장은 더 이상 현실적인 경쟁 무대가 아니다. 소비자 선택 기준은 이미 △연비 △정숙성 △전동화 경험으로 이동했다.
2025년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은 테슬라 모델 Y(3만7925대)였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E 200(1만5567대), BMW 520(1만4579대)이 뒤를 이었다.
이는 단순히 특정 모델의 성공이 아니라 수입차시장의 기준점이 전기 SUV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과거 수입차시장의 상징이었던 중형 세단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지만, 시장을 이끄는 상징적 모델은 더 이상 세단이 아니다. 공간성과 전동화를 결합한 SUV가 주류가 됐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12월 등록대수는 2만8608대, 전년(2만3524대) 동월 대비 21.6% 증가했다. 연말 프로모션과 재고 해소 효과도 있었지만, 12월의 판매를 이끈 동력 역시 여전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였다.
이외에도 지난해 국가별로는 유럽 브랜드가 67.1%로 우위를 유지했고, 미국 브랜드 비중이 22.3%까지 확대됐다. 이는 사실상 테슬라 효과다. 중국 브랜드는 아직 2% 수준이지만, 시장 진입 자체가 향후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수입차시장은 판매량이 늘었지만, 모든 브랜드가 함께 성장한 것은 아니다. 전동화 전략을 갖춘 브랜드만이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브랜드는 존재감이 급격히 약화됐다.
이 구조는 2026년에 더 선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시장은 이제 확대 국면이 아니라 브랜드 간 직접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가격, 상품성, 충전 경험까지 포함한 전기차 경쟁력이 수입차시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2025년 실적은 수입차시장이 이미 전동화 중심의 재편을 끝냈음을 보여준다. 이제 남은 경쟁은 누가 그 전동화 시장의 기준을 장악하느냐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