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생성형 AI 확산으로 자기소개서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둔 에어로케이항공이 항공업계 최초로 '자기소개서 없는 채용'이라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선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지원자의 글쓰기 능력이나 정형화된 스펙 대신, 실제 경험과 현장 대응 역량을 중심으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새로운 채용 기준을 제시했다. AI가 만들어낸 ‘그럴듯한 문장’보다, 지원자 본인의 선택과 행동이 담긴 경험 자체를 보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시도는 단발성 실험이 아닌, 에어로케이가 지속해 온 채용 혁신의 연장선에 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2025년 국내 항공사 최초로 '현장 채용' 절차를 도입해 서류 중심의 기존 채용 관행을 깨고 현장에서 직접 인재를 선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자기소개서 전면 폐지는 당시 성과를 바탕으로 채용 시스템을 한 단계 더 실무 중심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AI 대필로 인한 변별력 약화를 이유로 자기소개서 전형을 축소·폐지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에어로케이는 긴 글 대신, 지원자가 직접 참여한 경험이 담긴 사진 3장 내외의 '경험 포트폴리오' 제출을 요구한다.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프로젝트 등 실제 현장에서의 순간을 통해 어떤 판단을 내렸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설명하도록 설계했다. 화려한 성공담뿐 아니라 고민과 실패의 과정 역시 평가 대상이다.
이번 채용 가이드라인에는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반복돼 온 외형 중심 평가를 지양하겠다는 원칙도 명확히 담겼다. 에어로케이는 △바디프로필 등 과도한 신체 강조 △승무원을 연상시키는 정형화된 복장 △직무와 무관한 단순 미적 셀카 제출을 지양해달라고 안내했다.
에어로케이항공 관계자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완벽한 사진보다, 아르바이트 현장의 앞치마나 밤샘 흔적이 남은 책상이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 있다"며 "기내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질 동료로서의 실질적인 준비도와 태도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에어로케이는 AI 생성 이미지나 타인의 사진 도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제출된 경험 포트폴리오를 면접 과정의 핵심 검증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인될 경우 합격 취소 등 강력한 조치도 예고했다.
에어로케이항공 관계자는 "글자는 지우고, 지원자 본인의 경험을 보여달라"며 "이번 채용이 항공업계 전반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진정성이 존중받는 채용 문화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어로케이의 이번 선택은 단순한 채용 방식 변화가 아닌, AI 시대 인재 선발의 기준을 다시 묻는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