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단기간 내 회생절차를 마무리한 중견 건설사들의 사례가 등장하면서 재도약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건설 경기 침체와 공사비 부담, 지방 시장 위축 등 구조적 위험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어 정상화 여부는 향후 경영 성과로 가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중견 건설사들이 잇달아 회생절차를 종료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는 경영진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재도약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는 신동아건설이다. 주거 브랜드 '파밀리에'로 알려진 신동아건설은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지난해 1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같은 해 10월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으며 약 9개월만에 법정관리를 마쳤다. 이후 출자전환으로 낮아졌던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회복하기 위해 주식 재매입에 나서며 경영권을 재정비하고 있다.
회생 이후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용산구 용산동6가 일대 옛 사옥 부지를 업무·주거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서빙고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며, 토목·기반시설 사업과 인공지능(AI) 기반 프롭테크 분야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출자전환 주식 매입에 대해 회생계획 종료 이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절차로,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역시 회생절차 개시 이후 약 10개월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수원회생법원은 인수자인 베릴파트너스가 투입한 신규 자금 152억원과 채권 변제 가능성을 고려해 회생계획 인가와 절차 종결을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앞서 공동주택 사업과 관련한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회생절차를 다시 신청한 바 있다.
태영건설(009410)은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와 자산 매각을 통해 워크아웃 체질을 강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매출 기반 확보를 위해 공공사업 비중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순수 공공 부문 수주 실적은 1조1158억원으로 전년(2581억원)보다 약 네 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회복 신호 속 신중론…중견 건설업계의 구조적 부담
다만 일부 회생 사례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반의 위기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여전히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중견 건설사가 적지 않은 데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공사비 부담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452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61곳과 418곳의 종합건설업체가 폐업했다.
업계에선 대형 건설사들조차 자금 운용에 여유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느끼는 유동성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부가 회생 절차를 마무리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상당수 업체는 여전히 재무구조 개선과 회생계획 이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신동아건설을 비롯해 삼부토건(001470), 대저건설, 안강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삼정기업, 벽산엔지니어링, 이화공영(001840), 대흥건설 등 총 9곳의 중견 건설사가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갔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폭이 워낙 커 사업 수익성을 가늠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며 "현재 확보한 수주 물량으로 단기적인 위기는 넘기고 있지만, 시장 회복 속도에 따라 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내년 업황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경기 흐름에 따라 등락이 반복되고, 같은 환경에서도 기업별 성과 차이가 크다"며 "올해도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해온 기업은 상대적으로 선전하겠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기업들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