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 2026년 신년회에서는 정의선 회장의 새해 메시지에 이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좌담회가 열리며, 그룹의 미래 산업 대응 전략과 신사업 방향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공유됐다.
좌담회는 사전 실시한 임직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AI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영역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좌담회에서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속도와 파급력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작동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범용 지능 기술"이라며,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무력화시키는 거대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AI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특히 피지컬 AI 시대를 대비한 현대차그룹의 강점을 짚었다. 자동차와 로봇이라는 '움직이는 실체', 제조 공정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는 빅테크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희소한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데이터와 자본, 제조 역량을 모두 갖춘 현대차그룹에게 AI는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DV 전략에 대해서는 장재훈 부회장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장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은 현대차그룹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문제"라며, SDV 전환은 타협할 수 없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장재훈 부회장은 포티투닷(42dot)과의 협업 체계도 변함없이 유지하는 동시에 SDV 페이스카를 통한 양산 체계 구축과 검증을 진행 중이며, 확보한 기술 역량을 차세대 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의 진전 상황도 공유됐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Motional)은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의 협력을 통해 하드웨어와 피지컬 AI를 함께 고도화하고, 실제 제조 현장과 유사한 조건의 데이터 수집·검증 시설 구축 계획도 소개됐다.
이와 함께 물류 로봇 스트레치와 사족보행 로봇 스팟은 그룹 내외 현장에서 실제 사용 데이터를 축적하며 성능과 비용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역시 향후 위험 작업과 반복 노동을 대체할 핵심 자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보틱스랩에서는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와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의 상용화도 본격 추진 중이다.
수소 사업에 대해서도 장재훈 부회장은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에너지 캐리어이자 저장 수단"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생산·저장·활용 전반의 밸류체인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별 중장기 전략도 보다 구체적으로 공유됐다. 먼저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를 "위기를 극복하며 더 강해지는 조직"으로 정의하며, 급변하는 통상 환경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유연한 글로벌 생산 전략과 공급망 재구성을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전기 △내연기관을 아우르는 다양한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와 지역별 고객니즈에 맞춘 제품 전략을 통해 주요 시장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요 신차 출시와 함께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 유럽 및 신흥시장에서의 브랜드 위상 강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해 6%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 도전적인 사업계획을 제시하며, 위기상황을 지속 성장의 모멘텀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아는 PBV(Purpose Built Vehicle) 사업을 미래 성장 축으로 삼고, 세계 올해의 밴을 수상한 PV5를 중심으로 글로벌 PBV 비즈니스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텔루라이드, 셀토스 등 핵심 볼륨 모델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시장에 신규 판매법인을 설립해 신흥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사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DV 양산과 확대 전개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차량 아키텍처와 인터페이스 설계를 표준화하고, 오픈소스 생태계에 적극 참여해 글로벌 SDV 표준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와 로보틱스 핵심 부품 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그룹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좌담회를 마무리하며 정의선 회장은 "가장 확실한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이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한 팀으로 움직이는 조직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구성원과 고객이 있기에 도전할 수 있고, 그 덕분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연대와 실행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