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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정유·석유화학 결산] '생존 몸부림' 신성장동력 확보·구조조정 사활

각종 변수 따라 '냉탕·온탕', 뼈 깎는 한 해…고부가 스페셜티 전환 박차

조택영 기자 기자  2025.12.31 11: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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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생존' 그리고 '구조조정'. 2025년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그만큼 뼈를 깎는 한 해였다는 뜻이다.

정유업계는 비교적 선방하며 버티기에 나섰지만, 석유화학업계는 수요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회복이 불투명한 상태가 유지됐다.

◆'정유업계' 상반기 조 단위 적자, 흑자 흐름 이어질까

올해 상반기 조 단위 적자를 내며 부진했던 정유업계는 3분기에 잇따라 흑자로 돌아섰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조5332억원, 57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에쓰오일(010950)은 매출과 영업이익 8조4154억원, 2292억원, GS칼텍스 역시 매출 11조386억원, 영업이익 372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매출 7조3285억원, 영업이익 1912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국제유가·정제마진 하락 등의 영향으로 2분기까지만 해도 적자를 기록했다가, 원유 가격이 하락하고 전 세계 정제 설비 수가 감소하면서 정제마진이 상승해 실적이 개선됐다.

문제는 4분기다. 최근 고환율 변수에 직면하면서다. 정유사들은 중동 등에서 원유를 전량 달러로 수입해 환율이 오르면 원가 부담과 환차손이 커지는 구조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1000억원 이상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이에 따라 환율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전환 속 'SAF' 주목

정유사들은 각종 변수에 따라 실적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다 보니 미래 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지속가능항공유(SAF)에 주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전환 흐름이 이어져서다.

SAF는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등과 같은 비화석 연료로 만들어져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다.

유럽연합(EU)은 올해 SAF 2% 혼합 의무화를 시작으로 2050년 70%까지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일본도 2030년까지 항공유 수요의 10%를 SAF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역시 2027년부터 국내 모든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 의무 비율을 1%로 시작해 2030년 3~5%, 2035년 7~10% 범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 전망도 밝아 정유사들은 원료·공정 개발과 생산 설비 투자에 몰두하며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한 상태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SAF 시장은 작년 17억달러(한화 약 2조4500억원)에서 2034년 746억달러(약 107조74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 46.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유류세 인하' 19번째 연장 결정

이런 상황 속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또다시 연장하고 나섰다. 이달 31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내년 2월까지 2개월 더 연장한 것. 유가 변동성과 국민의 유류비 부담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인하율은 휘발유 7%,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 10%로 기존과 동일하다. 인하 전 세율과 비교하면 리터당 가격이 △휘발유 57원 △경유 58원 △LPG부탄 20원 낮아지는 효과가 2개월 더 유지될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는 지난 2021년 11월 시행됐고, 이번을 포함해 벌써 19번째다. 당초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할 목적으로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에 나섰다. 이후 2~6개월 단위로 연장 조치를 이어간 바 있다.

지난 2022년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폭을 물가 안정을 이유로 37%까지 확대했다가, 작년부터 인하폭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일몰 기한을 연장해 왔다.

◆'석화업계' 구조조정·고부가가치 전환 본격화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올 한 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수요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위기를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인식 속에서다. 범용 중심 사업 구조의 한계를 인정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전환에 힘쓰는 상태다.

정부와 업계는 함께 구조조정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국내 10개 주요 기업의 NCC 설비를 최대 25%까지 줄이고, 사업을 재편하는 데 합의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수·대산·울산 3대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정부에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

정부는 내년 1분기 중 최종 사업재편안을 확정하고, 승인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세제·연구개발(R&D)·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지원 패키지를 마련할 방침이다.


업계는 고부가가치 전환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최근 '화학산업 혁신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이번 얼라이언스 출범은 기업들의 사업재편 노력 외에도 기존 범용 소재 위주의 산업 구조를 고부가 스페셜티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추진됐다.

얼라이언스는 반도체, 미래차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핵심 소재들을 화학기업들과 연계해 초기부터 수요자와 공급자를 매칭,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재별로 분절화된 연구개발이 아닌 화학산업의 밸류체인(원료-소재-응용-수요)을 반도체, 미래차 등 수요산업과 연계해 '원팀' 체계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업재편에 참여하는 기업을 연구개발 지원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