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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금융판 다시 짠다" 금융당국, 국민성장펀드 가동·주담대 규제 강화

연 30조원 투입해 산업·투자 중심으로 자금 흐름 재편…서민금융·금리·공시제도도 손질

박대연 기자 기자  2025.12.30 13: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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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내년을 기점으로 금융자금의 흐름을 부동산 중심에서 산업·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제도 개편에 나선다.  

은행 대출 규제와 정책금융 투자를 병행해 생산적 금융을 유도하는 동시에 금융소비자 보호와 자본시장 투명성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30일 '2026년 새해부터 달라지는 금융제도'를 통해 생산적 금융 전환, 서민 금융부담 완화, 공시 제도 개선 등을 주요 방향으로 한 제도 변화를 예고했다.

◆ 국민성장펀드 연 30조원 가동…산업·벤처·지역으로 자금 재배치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국민성장펀드다. 금융위는 기존 정책성 펀드를 통합·정비해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 전반에 연간 30조원의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벤처·혁신기업으로의 자금 유입 통로도 넓어진다. 벤처와 혁신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상장 공모펀드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가 도입되면서, 일반 투자자도 간접적으로 모험자본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정책금융의 지역 배분도 조정된다. 비수도권 정책금융 공급 비중은 내년 41.7%까지 확대되며, 지역 스케일업펀드·지역활성화투자펀드·지역기업 전용 펀드 등 지역 맞춤형 투자 수단도 함께 조성된다.

자금 재배치와 함께 부동산 쏠림을 억제하기 위한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 하한은 기존 15%에서 20%로 상향된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은행은 동일한 대출을 취급하더라도 더 많은 자기자본을 적립해야 해 주담대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고액 주담대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이 대출 종류가 아닌 대출 금액 기준으로 개편되면서, 대출 규모가 클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 서민금융·금리·공시 손질…체감도·투명성 동시 강화

서민과 차주의 체감도가 높은 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상호금융권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실행에 실제로 소요된 비용 범위 내에서만 부과하도록 산정 체계가 바뀐다.

은행 대출금리 산정 시에는 각종 보증기금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반영하는 관행이 금지된다. 금융위는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내부통제 기준에 반영할 방침이다.

불법사금융 예방대출은 금리가 기존 15.9%에서 실질 5~6% 수준으로 낮아진다. 상환 방식도 1년 만기 일시상환에서 2년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으로 변경된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은 햇살론 일반보증과 특례보증 2개로 통합된다. 특례보증 금리는 12.5%,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9.9%로 추가 인하된다.

자본시장 공시 제도도 한층 촘촘해진다. 상장사가 자기주식을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 보유할 경우, 보유 현황과 처리 계획을 연 2회 공시해야 한다.

중대재해 발생 시에는 사고 개요와 피해 상황, 대응 조치, 향후 전망까지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공개된다. 임원 보수 공시에는 총주주수익률(TSR)과 영업이익 등 기업 성과 지표가 함께 기재된다.

아울러 청년의 종잣돈 마련부터 저출산·고령화 대비도 돕는다. 

청년이 저축한 금액에 정부 기여금이 더해지는 비과세 적금상품인 '청년미래적금'이 출시된다. 은행 영업점이 없는 지역에서는 우체국 등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은행대리업'도 도입된다.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를 신속 차단하는 체계가 구축되고,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의 판단을 왜곡하는 다크패턴 행위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도 시행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 중심으로 쏠린 금융자금의 흐름을 산업과 투자 등 생산적인 분야로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정책금융 투자와 함께 은행 대출 규제, 금융소비자 보호, 자본시장 공시 제도 개선을 병행해 금융자원의 배분 구조를 점진적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