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성능, 연비효율, 친환경 예술, 드론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네스 세계 기록을 잇달아 세우며, 기술력과 창의성을 결합한 독특한 혁신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신기록 경쟁이 아니라 기술의 한계를 실험하고 브랜드 메시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수년간 달성한 기네스 기록들은 특정 차종이나 이벤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동화 기술의 신뢰성, 효율 중심의 파워트레인, 기술 기반 커뮤니케이션, 친환경 예술까지 기록이 놓인 지점은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기술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전동화 부문이다. 기아의 첫 전동화 전용 PBV(Platform Beyond Vehicle,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인 PV5 지난해 9월 최대 적재중량 665㎏을 실은 상태에서 단 한 번의 충전으로 693.38㎞를 주행하며 '최장 거리 주행 전기 경상용차' 부문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웠다.
이는 전기 상용차가 여전히 실용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시장 환경에서 기술 신뢰도를 수치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또 현대차 아이오닉 5 역시 극한 환경 테스트를 통해 상징성을 확보했다. 2024년 인도 움링 라(Umling La) 고개(해발 5799m)에서 해발 -3m의 케랄라 지역까지 총 5802m의 고도 차이를 주행하며 '최고 고도차 주행 전기차' 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전기차가 특정 기후·지형에 한정된 이동수단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한 의도된 기술 시연에 가깝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효율성 역시 기록으로 남았다. 2016년 기아 니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5979㎞를 단 4번의 주유로 횡단하며, 평균 연비 32.6㎞/ℓ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고 연비로 미국을 횡단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타이틀로 이어졌다.
2021년에는 기아 EV6가 뉴욕~로스앤젤레스 약 4635.7㎞를 횡단하는 동안 총 충전시간 7시간10분1초라는 기록을 세우며 '전기차로 미국을 횡단하는데 걸린 최단 충전시간' 부문 기네스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 전동화 시대의 핵심 화두인 충전효율과 이동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그룹의 기네스 도전은 기술 실험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술을 활용한 대중 소통 방식 자체도 기록의 대상이 됐다.
2021년 제네시스는 중국 상하이 황푸강 일대에서 3281대의 드론을 동시에 띄워 '가장 많은 무인항공기 동시 비행' 기록을 세웠다. 2015년에는 G80 차량 11대를 활용해 미국 델라마르 드라이 레이크 사막에 거대한 타이어 트랙 이미지를 완성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타이어 트랙 이미지'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는 광고나 이벤트를 넘어 기술 기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하나의 콘텐츠 자산으로 만드는 전략으로 읽힌다.
예술·건축 영역에서도 도전은 이어졌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공개된 현대 파빌리온은 빛의 99.9%를 흡수하는 신소재 반타블랙을 적용해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외관의 건물'로 기네스에 등재됐다. 2022년에는 재활용 강철 130톤으로 제작한 조형물 The Greatest Goal(위대한 골)이 '재활용 강철로 만든 가장 큰 조각품'으로 인증받았다.
이들 기록은 친환경 메시지를 추상적 구호가 아닌 물리적 결과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처럼 분야를 넘나드는 기네스 세계 기록의 공통점은 하나다.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기술·브랜드·가치관을 동시에 증명하려는 접근이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그룹 비전과 맞닿아 있다.
기록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기술의 극한을 시험하고,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쌓아가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네스 세계 기록 도전은 단순한 신기록 달성이 아니라 기술의 한계를 시험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 위한 과정이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에서 창의적인 도전을 이어가며 모빌리티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