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2026년 미국 진출 40주년을 맞는다. 단순한 해외시장 개척의 시간이 아니라 실패와 반전 그리고 체질 변화를 거쳐 글로벌 톱 티어 완성차 브랜드로 자리 잡은 40년이다. 이제 현대차는 또 한 번의 변곡점 앞에 서 있다.
현대차의 미국 진출은 1986년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 수출로 시작됐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엑셀은 진출 첫해 16만대, 이듬해 26만대 이상 판매되며 빠르게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지로 부상했다.
그러나 초기의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품질 관리 미흡과 정비 인프라 부족은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고,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존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전환점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결단이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 △안전 △성능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시장에서 신뢰 회복에 집중했다.
그 상징적인 조치가 1999년 도입한 '10년·10만마일 보증' 정책이다. 이는 품질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선언이었고, 이후 현대차의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품질과 판매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도 성과는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충돌 안전 평가에서 총 21개 차종이 최고등급을 획득하며 2년 연속 '가장 안전한 차' 최다 선정 기록을 세웠다. J.D.파워의 202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도 글로벌 17개 자동차 그룹 중 가장 우수한 종합 성적을 기록했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전략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리더십 아래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판매 확대를 넘어 미국을 미래 모빌리티 전략 핵심 거점으로 재정의하고 있어서다.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창업회장의 고객 중심 철학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R&D 신념이 오늘의 현대차그룹을 만들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 중심 경영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에 선정되며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고, 미국 유력 매체 Automotive News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현대차그룹 3대 경영진을 글로벌 자동차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꼽았다.
미국은 현대차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흐름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올해 1~11월 현대차의 미국 판매는 89만6000여대로,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담 속에서도 가격인상을 최소화하고, 현지 생산 확대와 판매 믹스 조정으로 대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미국 조지아 주에 구축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다. 현대차그룹은 이 공장을 중심으로 미국 생산 120만대 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2028년까지 △자동차 △부품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분야에 2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과제도 분명하다. 한미 관세 협상 이후에도 남아 있는 15% 관세 부담, 테슬라와 중국업체들의 공세, 전기차 보조금 종료,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경쟁은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다시 풀어야 할 숙제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 국면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한 전략은 유연한 대응사례로 평가되지만, 장기 경쟁력은 기술과 속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 진출 40년은 현대차에게 과거를 기념하는 시간이자, 다음 40년을 시험받는 출발선이다.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가 미국시장이라는 가장 치열한 무대에서 또 한 번의 도약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