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발생 1주년을 맞아 항공 현장 종사자들이 정부의 항공 안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구조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이하 조종사연맹)은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2024년 12월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2216편 참사로 희생된 179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다시 한 번 깊이 추모한다"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최악의 항공 참사 이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며 "항공안전이 과연 달라졌는지, 개선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현장 종사자가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종사연맹은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항공안전 혁신방안'에 대해 현장과 괴리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공항 시설의 구조적 위험을 해소하기보다는, 고경력 조종사에게 위험을 감내하도록 하는 운항지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연맹은 무안공항을 비롯한 일부 공항의 로컬라이저 둔덕 문제와 제주국제공항의 철골 구조물, 김해국제공항의 임시적 시설 개선 사례를 언급하며 "숙련된 조종사라 하더라도 회피가 불가능한 구조적 위험이 방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 행사나 외교 일정에 맞춰 졸속으로 보완되는 안전대책은 국민 안전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은 결과다"라고 비판했다.
조류충돌 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연맹은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공항별 조류 생태 분석이나 상시 감시 인력 운영 계획 없이 제시되는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지며, 수십 년간 존재해온 관련 규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관제 인력 부족 문제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연맹의 주장이다.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관제사 인력 증원 계획조차 일정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항공안전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평가다.
사고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조종사연맹은 "1년 동안 나온 결과는 두 건의 안전 권고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며 "한 줄짜리 권고를 내는 데 10개월이 걸리는 현실에서 재발 방지를 우리 세대 안에 이룰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맹은 2026년 예정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항공안전감사(USOAP)를 언급하며, 보여주기식 제도 정비를 경계했다. 현재의 항공안전 현실이 과거 괌 사고 이후 국제 안전 등급이 하락했던 시기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형식적인 법 개정이나 단기성과 중심 대응은 또 다른 위험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종사연맹은 "항공안전은 정부, 항공사, 현장 종사자 중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로 완성될 수 없다"며 "정부의 강력한 책임과 실행 의지, 항공사의 안전경영, 현장 종사자의 전문성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성명 말미에서 "형식적인 간담회나 선언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는 구조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179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하늘길이 행동으로 안전해지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