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3사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 강화 속에서도 올해 실적을 유지했지만, 성장 흐름은 이전과 달라졌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신용대출까지 관리 범위가 확대되면서, 가계대출을 통한 외형 확장에는 제약이 걸렸다. 이에 따라 인뱅들은 플랫폼과 비이자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다만 이자이익 성장 둔화와 건전성 관리 부담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은행별 실적이 엇갈리는 가운데, 비이자수익 확대 경쟁이 본격화되고 제4 인뱅 인가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인뱅 업권을 둘러싼 경쟁 환경도 변화를 맞고 있다.
◆ 실적은 유지했지만…성장 궤적은 갈라져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뱅 3사는 올해 3분기까지 모두 이익을 기록했지만, 실적의 안정성과 성장 방향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카카오뱅크(323410)는 3분기 순이익 11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242억원) 대비 10.3% 감소했으나, 누적 기준 37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다만 시장금리 하락과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맞물리며 3분기 이자이익은 3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 순이자마진(NIM)도 1.81%로 하락했다.
토스뱅크는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해 실적을 방어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14억원으로 전년 동기(345억원) 대비 136% 증가, 단일 분기 기준 순이익도 41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수익은 1296억원으로 52% 늘며 이자이익 둔화를 일부 상쇄했지만, 분기별 실적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케이뱅크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03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1224억원) 대비 15.5% 감소하며 성장세가 주춤했다. 3분기 이자이익은 111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NIM은 1.38%에 그치며 이자이익 확대 여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비이자 부문 역시 이자이익 둔화를 아직 충분히 상쇄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통적으로는 이자이익 증가 폭이 제한되고, NIM이 하락하거나 정체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예·적금 등 수신 잔액은 빠르게 늘었지만 여신 성장은 둔화되며 예대 불균형이 확대되는 모습도 확인됐다.
◆ 가계대출 관리 강화…확장 전략에 제약
올해 인뱅 결산을 관통하는 핵심 변수는 가계대출 규제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관리 수위를 높인 데 이어, 신용대출과 기타대출까지 총량 관리 틀 안에서 점검하면서 대출 성장 여건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주담대 규제 이후 전세대출과 신용대출까지 관리 범위가 넓어지며 월별 가계대출 증감 폭은 크게 출렁였다. 인뱅 입장에서는 대출 포트폴리오 운용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과거처럼 가계대출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을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특히 인뱅은 시중은행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높아 규제 변화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책 환경 변화가 곧바로 성장 속도 둔화로 이어지면서 대출 중심 성장 전략의 한계가 보다 분명해졌다는 분석이다.
◆ 건전성 지표는 안정…중저신용·성장 둔화 부담
건전성 지표는 큰 변동 없이 관리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와 성장 둔화가 맞물리며 관리 부담은 누적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연체율은 0.51%,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5%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12%로 손실 흡수 여력을 유지했으나 대출 성장 둔화 속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부담은 커졌다.
토스뱅크는 연체율 1.07%, NPL 비율 0.84%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다소 낮아졌고, 대손충당금적립률을 300% 이상으로 높이며 보수적인 대응에 나섰다. 성장 단계에서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대목이다.
케이뱅크는 연체율 0.56%, NPL 비율 0.54%로 비교적 안정적인 지표를 유지했다. 연체율은 세 분기 연속 하락하며 최근 분기 기준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병행하는 구조에서 경기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라는 정책 목표 역시 건전성 관리와 맞물려 있다. 포용금융 확대와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향후 인뱅 경영의 핵심 과제로 지적된다.
◆ 플랫폼·비이자 확대…성장 축 이동 본격화
가계대출 성장에 제동이 걸리자 인뱅들은 비이자수익 확대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출을 통한 외형 확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수료·자금운용·플랫폼 기반 수익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했다.
카카오뱅크는 퇴직연금 상품을 출시하며 비이자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기존 대출 비교·투자 플랫폼에 더해 퇴직연금까지 상품군을 확장하면서 수신 기반 확대와 장기적인 수익원 확보에 나섰다.
토스뱅크는 외화통장 서비스를 확장해 외화송금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해외 주요국 은행 계좌로 직접 송금이 가능해지면서 수수료 기반 수익 확대를 노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기업대출과 제휴 사업을 통해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관련 수수료와 플랫폼 광고 수익도 비이자 부문 성장에 일부 기여하고 있으며, 공동대출 역시 새로운 수익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비이자수익 확대가 단기간에 이자이익 둔화를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 투자 비용과 경쟁 심화, 수익 가시성 확보까지의 시간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제4 인뱅 '사실상 무산'…경쟁 구도 변화
한편 올해 추진됐던 제4 인뱅 인가는 연내 예비인가를 받지 못하며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신규 사업자 진입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당분간은 기존 인뱅 3사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성장 여력이 제한된 환경 속에서 내부 경쟁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출 성장 제약이 이어지는 만큼, 플랫폼 경쟁력과 비이자수익 확대 속도, 리스크 관리 역량이 인뱅 간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더 이상 대출 확대만으로 성장을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며 "플랫폼 경쟁력과 비이자수익 확대 속도가 은행별 성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