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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노련, 당선무효 재확인에도 회의 파행…선관위 해임 시도 놓고 혼란 가중

정기환 기자 기자  2025.12.24 1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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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이 금품선거 논란으로 촉발된 위원장 당선무효 사태 이후에도 극심한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박성용 위원장에 대한 당선무효 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했지만, 법원 조정 이후에도 내부 충돌과 절차 논란이 반복되며 조직 혼란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는 박 위원장이 제31대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금품 및 향응 제공 의혹에 휘말리며 시작됐다. 

선관위는 현금 전달과 숙박·향응 제공 정황, 이체 내역 등 물적 증거를 근거로 지난달 박 위원장의 당선을 무효로 의결했고, 이에 박 위원장은 법원에 지위보전 가처분을 신청했다.

해당 분쟁은 지난 18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선관위 및 가맹조합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지 않는다'는 조건부 화해·조정이 성립되며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조정 직후 선관위 해임 추진과 회의 방식 논란이 이어지면서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선원노련 관계자들에 따르면 23일 오전 선관위는 추가로 확보된 진술을 토대로 박 위원장의 당선무효 결정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열린 중앙위원회에서는 다수 중앙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위원장 측이 중앙위원회 의장직 진행을 강행하려다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박 위원장 측 인사들이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과반 이상인 총 23명의 중앙위원들이 회의장에 남아 임시의장을 선출하고 회의를 속개했지만, 박 위원장 측은 해당 회의를 '파행'으로 규정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과반 이상의 중앙위원들이 참석해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박 위원장 측은 회의가 파행됐다고 선언한 뒤 같은 날 오후 모바일 방식의 회의 소집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중앙위 참석이 충분히 가능했던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회의를 무산시킨 뒤,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 아래 비대면 방식으로 안건 처리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선관위 위원 해임'을 안건으로 상정하면서도, 해당 안건과 직접 관련된 선관위 위원들과 일부 가맹조합에는 회의 소집 안내 자체가 전달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의도적으로 성원 구성을 왜곡해 결론을 유도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미 당선무효 판단이 재확인된 상황에서, 당사자가 중앙위와 모바일 회의를 주도하는 것 자체가 절차적으로 부적절하다"며 "법원 조정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은 박 위원장의 지위를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대신, 선관위와 가맹조합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명확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관위 해임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법원 조정 취지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원노련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조직 운영의 기본 원칙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선무효 사안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와중에도 절차 논란과 회의 방식 다툼이 이어지면서, 조직 전체가 소모적 갈등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원 조정 이후에도 갈등이 이어질 경우, 조직 안정과 선거 절차 정상화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