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이 내년부터 전 생명보험사로 확대된다. 은퇴 이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노후 재원 수단으로 제도 활용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월2일부터 기존 일부 생명보험사에서만 운영되던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전체 생명보험사로 확대한다고 23일 밝혔다. 대상은 관련 계약이 없는 3개사를 제외한 19개 생보사다. 해당 계약을 보유한 소비자에게는 이달 24일부터 보험사별로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을 통한 개별 안내가 진행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보험료 납입이 완료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계약자가 사망보험금의 일정 비율을 생전에 연금 형태로 나눠 받는 제도다. 만 55세 이상이면서 보험료를 완납한 계약자라면 과거에 판매된 종신보험과 신규 종신보험 모두 적용받을 수 있다. 유동화 비율과 지급 기간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지급을 중단했다가 재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별도의 사업비는 없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 계약은 약 60만건, 가입금액은 25조6000억원 규모다. 보험계약대출이나 해지로 대상 계약 수는 지난해 말보다 줄었지만, 만 55세 이상 계약자와 보험료 완납 계약이 자연 증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대상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이 있는 계약도 상환 시 즉시 유동화 신청이 가능하다.
제도 도입 이후 실제 이용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도 시행 이후 이달 15일까지 접수된 신청은 총 1262건으로, 초년도 지급액은 57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건당 평균 유동화 금액은 455만8000원으로 월 환산 시 약 37만9000원 수준이다. 이는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기준 노후 적정 생활비(월 192만원)의 약 20%에 해당한다.
신청자의 평균 연령은 65.3세였으며, 평균 유동화 비율은 89.4%, 연금 지급 기간은 평균 7.8년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소액 보험금이라도 유동화 비율을 높이고 지급 기간을 단축해 단기 생활비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제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대면 신청도 허용된다. 그동안은 고령층 보호를 위해 대면 신청만 가능했으나, 지방 거주자 등 접근성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비대면 가입 시에도 유동화 비율과 지급 기간에 따른 비교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주요 사항에 대한 설명 의무를 강화해 소비자 보호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별로 시스템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순차 시행된다.
상품 구조도 단계적으로 고도화된다. 현재 연 1회 지급되는 연지급형 상품에 더해 월지급형 상품이 2026년 3월부터 순차 도입될 예정이다. 기존 연지급형을 선택한 계약자도 향후 월지급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나아가 유동화된 보험금을 현금 연금이 아닌 헬스케어·요양 등 노후 관련 서비스로 제공하는 '서비스형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 도입도 추진한다. 치매머니 관리 신탁 활성화와 치매 관련 보험상품 확대 등과 연계해 체감형 노후 대비 정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고령층이 보유한 보험 자산을 생활비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라며 "보험을 통한 노후 소득 보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와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