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고차시장이 더 이상 완충지대가 아니라 양극화와 세대교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가 2025년 판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한 2026년 중고차 트렌드 키워드 'HORSE'는 이런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HORSE는 다음과 같다. △High & Low(중고차 소비 양극화) △Ongoing Green(친환경차 중심 전환) △Reliability First(품질보증 중시) △Switching Generation(소비세대 변화) △Era of Next Models(세대교체 물량 유입) 총 다섯 개 흐름을 하나의 키워드로 묶은 개념이다.
겉으로는 트렌드 키워드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중고차시장이 가격 중심의 보조 시장에서 벗어나 소비구조와 구매 기준이 재편되는 독립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고차 소비의 양극화다. 케이카 데이터에 따르면 연식 1~5년차 차량 거래는 전년 대비 13.5% 감소한 반면, 6~10년차와 11~15년차 차량 거래는 각각 3.7%, 12% 증가했다.
이는 중간 가격대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경차·저가 차량을 찾는 실속형 수요와 3000만원 이상 중고차·대형차·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고가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경차는 최근 수년간 15% 내외의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며 '콘크리트 수요층'을 형성했고, 대형차 점유율은 올해 17.4%로 SUV 다음으로 높았다. 제네시스 브랜드 점유율 역시 2023년 3.5%에서 올해 5.8%로 확대되며, 중고차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선호가 분명해지고 있다.
과거 신차 전용 영역으로 여겨졌던 친환경차는 이제 중고차시장에서도 확실한 주류로 이동했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022년 4.7%에서 올해 10.1%까지 상승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디젤 차량 비중은 같은 기간 21.2%에서 15.6%로 빠르게 축소됐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라기보다 완성차업체들의 신차 라인업이 전기·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된 결과가 중고차시장으로 그대로 이전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중고차시장에서도 내연기관 중심 구조가 서서히 해체되고 있다는 신호다.
중고차 구매 기준 역시 달라졌다. 가격보다 신뢰와 보증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케이카의 품질보증 연장서비스 선택 비율은 2022년 44%에서 올해 58.1%까지 증가했다. 특히 12~24개월 장기보증 상품 선택 비중은 같은 기간 12.7%에서 35.4%로 급증했다.
중고차 구매자들이 더 이상 운에 기대는 소비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품질보증은 선택옵션이 아니라 구매를 전제로 한 기본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중고차시장의 경쟁 역시 가격이 아닌 신뢰 설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비층 변화도 뚜렷하다. 60대 이상 고객 비중은 전년 대비 23.3% 감소한 반면, 20대 구매 비중은 16.9% 증가했다.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 고연령층은 차량 보유를 유지하거나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인 반면, 신차 가격 급등과 할부 부담에 직면한 20대는 중고차를 차선책이 아닌 현실적 선택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시장의 중심축은 여전히 30~50대다. 3050세대의 구매 비중은 최근 수년간 56% 내외를 유지하며 중고차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기능하고 있다.
중고차시장 역시 더 이상 구형 모델의 집합소가 아니다. 판매 상위권 모델을 보면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경차시장에서는 기존 강자였던 쉐보레 더 뉴 스파크, 기아 올 뉴 모닝이 순위에서 밀려난 반면, 현대차 캐스퍼가 상위권에 안착했다.
준중형 세단에서도 현대차 아반떼 AD와 CN7이 동시에 상위권에 오르며 신·구세대가 공존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기아 카니발 역시 구형 모델 대신 4세대 모델이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신차 시장에서 형성된 모델 세대교체 속도가 중고차시장으로 그대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케이카가 제시한 'HORSE' 트렌드는 단순한 새해 전망이 아니다. 중고차시장이 가격 중심의 유통시장에서 △구조 △세대 △기술 △신뢰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독립시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2026년 중고차시장은 더 이상 신차 시장의 그림자가 아니다. 소비 양극화와 세대교체, 친환경 전환과 신뢰 경쟁이 동시에 작동하는 완성형 시장으로의 전환기에 들어섰다.
정인국 케이카 사장은 "올해 급변한 경제환경 속에서도 케이카는 데이터 기반 분석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최적의 중고차 구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2026 병오년(붉은 말의 해) 새해에도 고객이 안심하고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