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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단협 "AI 저작권 공정이용 안내서, 전면 재검토 필요"

영리 목적 불리 판단·기술 현실 외면…국내 AI 경쟁력 약화 우려

김주환 기자 기자  2025.12.17 1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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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저작권 공정이용 가이드라인을 둘러싸고 혁신벤처업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혁신벤처단체협의회(이하 혁단협)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 등 공정이용 안내서'에 대해 반대 입장문을 내고 전면 재검토와 대폭적인 수정을 요구했다.

혁단협은 이번 안내서에 대해 정부가 그간 밝혀온 규제 합리화와 AI 산업 육성 기조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대통령 주재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와 11월 국무총리실 신산업 규제 합리화 로드맵을 통해 AI 규제 완화를 약속한 바 있다. 문체부의 공정이용 안내서는 이런 정책 기조의 후속 조치로 추진됐다.

그러나 혁단협은 이번 안내서가 AI 학습을 위한 저작물 이용을 과도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해 공정이용 제도의 취지를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영리 목적 AI 개발'을 공정이용 판단에서 불리한 요소로 규정한 점을 문제 삼았다. 

혁단협은 "기업의 연구개발은 본질적으로 수익 창출을 전제로 한다"라며 "영리 목적을 이유로 공정이용 범위에서 배제할 경우 사실상 대부분의 AI 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대신 변형성 여부와 원저작물 시장에 대한 대체·잠식 가능성 등 실질적 요소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술적 현실과의 괴리도 지적됐다. 대규모 AI 모델은 학습 과정에서 저작물을 전체 단위로 읽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피한데, 안내서는 이를 불리한 요소로 해석해 AI 개발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웹 크롤링에 대한 제한적 해석 역시 AI 학습의 제도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제 기준과의 불일치 문제도 제시됐다. 혁단협은 미국의 판례, 유럽연합(EU)의 TDM(Text and Data Mining) 허용 체계, 일본의 저작권법 제30조의4 등을 언급하며 주요 국가들이 AI 학습을 폭넓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안내서는 국제적 흐름과 동떨어진 '나홀로 규제'로 국내 AI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혁단협은 이런 규제 기조가 지속될 경우 법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 위축과 글로벌 경쟁력 저하, 의료·교육·산업 분야의 공익적 AI 프로젝트 위축 등 연쇄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기업의 AI 개발이 제약되는 사이 해외 AI 서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혁단협은 △AI 혁신 지원과 저작권 보호 간 균형 확보 △영리 목적에 대한 유연한 해석 △AI 개발의 기술적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 기준 마련 △미국·유럽·일본 등 글로벌 공정이용 제도와의 정합성 확보 등을 수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문체부와 과기정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 및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