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을 둘러싼 잡음이 연말 내내 끊이지 않고 있다. 펀드 내 실질 수익이 전무한 상황에서 투자자 원금 성격의 자산으로 배당을 지급했다는 '고분배 착시' 논란에 이어, 안일한 기계적 매매로 15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자초한 사건까지 터졌다.
업계에서는 김우석 대표 취임 후 성과 압박에 내몰린 삼성자산운용이 리스크 관리에 구멍을 드러내며 투자자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가 분배금 재원의 적정성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핵심은 실질적인 운용 수익 없이 펀드 자산을 헐어 배당금으로 지급해 펀드의 기초체력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해당 ETF는 지난 9월 주당 34원의 분배금을 지급했으나, 과세표준액은 '0원'으로 집계됐다. 과세표준액이 0원이라는 것은 배당소득세를 부과할 이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즉, 운용 수익이 없는데도 펀드 내 현금을 꺼내 분배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당장의 배당률을 유지하기 위해 펀드의 순자산가치(NAV)를 깎아먹는 '제 살 깎기(Return of Capital)'식 운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측은 "배당 재투자 등으로 발생한 이익금 역시 법적으로 분배 가능한 재원이며, 이는 매니저 재량에 따른 운용일 뿐 법적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특히 "분배금 지급 전후로 보유 주식 수량이 변한 사실이 없으며, 타 ETF에서도 과세 표준액과 분배금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 해명이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면피성 발언'이라고 지적한다.
법적 테두리 안이라 하더라도, 이익 없이 펀드 내 현금(유동성)을 유출했다면 결과적으로 펀드의 미래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행위임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 수량이 그대로라도 펀드 내 현금은 투자자의 자산인데, 수익이 안 난 상태에서 이를 빼내 배당으로 줬다면 실질적인 자산 감소"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월배당' 마케팅을 위해 펀드 건전성을 희생시켰다는 도덕적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설상가상으로 운용 시스템의 허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1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네 마녀의 날), 'KODEX 금융고배당TOP10' 등 ETF 리밸런싱 과정에서 삼성화재 주식 680억원어치를 시장가로 대거 매수해 주가를 28% 폭등시키고 스스로 고점에 물리는 촌극을 빚었다.
이 '자폭 매수'로 해당 ETF는 하루 만에 약 156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당시 매도 호가가 얇은 만기일 특성을 무시하고 기계적으로 종가 매수 주문을 넣은 탓에, 운용사가 스스로 주가를 상한가 부근까지 끌어올리고 그 가격에 물량을 떠안은 것이다.
시장 유동성을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매매로 펀드 재산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이 사건은 단순 실수를 넘어 운용 시스템 전반의 부실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투자자 이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대형 운용사가 기본적인 유동성 체크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마추어적 운용'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월배당 꼬박꼬박 준다더니 내 돈 헐어서 준 거였냐", "1등 운용사가 시스템 매매 하나 제대로 못 해서 150억원을 날리냐"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우석 대표 체제 이후 점유율 방어를 위한 무리한 마케팅과 성과주의가 결국 '착시 배당' 논란과 '운용 참사'라는 부작용으로 터져 나왔다"며 "법적 책임을 떠나 업계 1위로서 보여줘야 할 운용 철학관 내부통제 시스템이 실종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