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계 3대 수소 행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World Hydrogen Expo 2025(WHE 2025)'가 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올렸다.
기존의 수소 국제 컨퍼런스와 H2 MEET 전시회를 하나로 통합한 만큼, 행사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고 해외 26개국 279개 △국제기구 △유관기관 △기업체 등에서 참가하면서 한국이 수소경제 논의의 중심 무대로 다시 부상하려는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글로벌 투자 분위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한국이 수소 생태계의 흐름을 잇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하려는 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개막식에는 정부·국회·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수소경제의 지속성이 흔들리는 시기일수록 국제 협력과 중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글로벌 수소경제가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선도국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올해부터 컨퍼런스와 전시회를 통합, 개최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마련했으며, World Hydrogen Expo를 '글로벌 수소협력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 김재홍 조직위원장
"이번 수소 행사는 2020년 H2 MEET라는 타이틀로 처음 시작된 이래 확대 개편돼 수소 분야 글로벌 행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현대차그룹, 코오롱인더스트리, 3M, HD현대인프라코어 등 국내외 수소선도기업의 혁신 기술이 대거 선보이는 이번 행사를 통해 수소산업의 글로벌 교류와 협력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 강남훈 공동조직위원장
"이번 WHE 2025는 전 세계에 '수소 선도주자들이 혁신으로 뭉쳐 더 빠르게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국제 협력과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수소경제 중심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뜻 깊은 계기가 될 것이다. 국회수소경제포럼도 대한민국 수소경제와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입법과 정책, 제도 개선 등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 이종배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
"청정수소 생산체계 고도화, CHPS 활성화, 수소 인프라 확충 및 활용시장 확대 등 아직 도전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시장의 불확실성과 투자 위축으로 인해서 혹시 수소경제 흐름이 멈출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국회수소경제포럼도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또 수소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입법·제정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 정태호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
전시장 내에서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기업과 기관들이 대규모 부스를 구성해 각자의 기술들을 소개한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3M △코오롱인더스트리 △HD현대인프라코어 등 주요 기업들은 △수소 모빌리티 △수소연료전지 △수소 기반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와 사업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기존 자동차·에너지 강국의 기술 저변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소산업 전환 속에서 경쟁력을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WHE 2025가 강조하는 지점은 '수소의 미래를 위한 기술축제'라는 선언적 구호보다, 수소산업의 성장이 다시 현실적 과제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수소경제가 다소 숨 고르기를 하는 동안에도 선도국들은 장기 로드맵에 맞춰 투자를 유지하고 있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협력 구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WHE는 단순한 국내 행사가 아니라 한국이 국제적 수소 생태계에서 잃지 말아야 할 입지를 다시 다지는 전략적 시도의 일환이며, 산업계는 이를 실제 투자·협력으로 연결시키려는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행사가 한국 수소산업의 본격적인 재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정책 일관성과 기업들의 실질적 투자 회복에 달려 있다.
그러나 최소한 WHE 2025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이 수소경제에서 다시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전시회라는 이벤트를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기술 협력의 중심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행사가 이런 전략적 전환의 출발점이었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