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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경쟁력, 3·4세 경영서 답 찾는다…글로벌 공략 속도

CJ·농심·삼양·SPC…주요 식품기업, '세대교체'로 위기 돌파구 마련

이인영 기자 기자  2025.11.25 1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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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식품업계에 '오너 3세'를 전면에 내세운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내수 시장은 정체된 반면, K-푸드 열풍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 

업계는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젊은 피'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001040)그룹, 농심(004370), 삼양라운드스퀘어, SPC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오너 3세들을 그룹의 핵심 요직에 앉히며 책임과 권한을 부여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097950) 식품성장추진실장(35)을 지주사 핵심 조직인 미래기획그룹의 그룹장으로 임명했다. 

컬럼비아대 출신인 이 그룹장은 제일제당 재직 시절 '비비고'와 '햇반'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 유통망을 넓힌 성과를 인정받았다. 앞으로는 그룹 전반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글로벌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는다.

농심 역시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 미래사업실장(32)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2019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5년 만의 파격적인 승진이다.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신 부사장은 지난해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M&A) 등 그룹의 미래 방향을 주도해왔다. 향후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불닭 신화'의 주역인 삼양라운드스퀘어도 오너 3세인 전병우 최고운영책임자(COO) 상무(31)를 전무로 승진 발령했다. 그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지는 2년여 만이다.

김정수 삼양식품(003230) 부회장의 장남인 전 전무는 중국 자싱공장 설립을 주도하고, '코첼라' 페스티벌 참여 등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불닭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앞으로는 불닭의 성공을 이을 후속 성장 동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48)을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부사장(47)을 사장으로 동시에 승진시켰다. 


허진수 신임 부회장은 파리바게뜨의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해왔으며, 그룹 쇄신 기구인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을 맡아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신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허희수 신임 사장은 미국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 도입을 성사시키는 등 신사업 발굴에 성과를 내왔으며, 향후 그룹의 외식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오너 3세들을 경영 일선에 내세우는 것은 더 이상 내수 시장에만 안주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국내 시장이 위축된 반면, K-콘텐츠와 함께 K-푸드 인기가 치솟으며 해외 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 공략은 성공할 경우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승계의 명분을 확실히 다질 수 있는 기회"라며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젊은 오너 3·4세들의 경영 성과가 각 그룹의 미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