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의 우주 기술력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차세대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2호'에 참여하면서다.
백악관은 현지시간으로 29일 발표한 정상회담 성과 자료에서 "아르테미스 2호 임무에 한국 위성이 탑재돼 우주 방사선을 측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4월 발사되는 유인 우주선에 한국이 개발한 우주 방사선 측정 위성이 탑재되며, 한국이 유인 달 탐사 임무에 직접 기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항공청 역시 "'한미 기술번영 양해각서(Technology Prosperity Deal)'에 반영된 우주 협력 합의내용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실 있는 한미 우주 협력을 통해 글로벌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참여 사실을 공식화했다.
'아르테미스 2호'는 미국이 지난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반세기 만에 추진하는 유인 달 탐사다. NASA는 내년 초 미국인 3명과 캐나다인 1명 등 4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달 궤도를 선회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임무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3호'의 전초 단계로, 향후 인류의 달 기지 건설과 화성 탐사까지 이어지는 장기 비전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이번에 탑재되는 'K-라드큐브'는 한국천문연구원 주관으로 개발된 12U(약 20cm 크기)급 소형 위성이다. 아르테미스 2호가 비행하는 과정에서 고도 7만Km 지점에 분리돼 지구 주변 방사선 밀집 구역인 밴앨런 복사대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임무 기간은 수일에 불과하지만, 우주 방사선 환경이 우주인의 건강과 임무 성공에 직결되는 만큼 확보되는 데이터의 과학적 가치는 크다.
이번 위성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반도체 실험 모듈도 실린다. 방사선 피폭에도 오류를 일으키지 않는 내방사선 반도체를 실제 우주 궤도에서 시험해 안정성과 내구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국내 반도체 기술이 항공·우주·방위산업 등 새로운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업은 지난 5월 한국과 미국이 맺은 이행약정을 구체화한 결과로, 최근 체결된 '한미 기술번영 양해각서'에도 우주 협력 항목이 포함됐다.
양해각서에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뿐만 아니라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과 미국 위치정보시스템(GPS)의 상호운용성 확대, 상업용 저궤도 우주정거장 개발 협력 등도 담겨 있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참여가 한국 우주개발 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단순한 위성 발사를 넘어 국제 유인 탐사 프로그램에 직접 기여하는 단계로 올라서면서, 향후 한국 우주인의 임무 참여 가능성까지 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국내 반도체·우주산업의 기술 신뢰성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우주항공처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주협력이 한 단계 더 진전됐다"며 "이번 경험이 한국 우주항공 역량 강화와 산업 생태계 확대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