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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미래를 짓다' 정의선·빈 살만 왕세자 단독 면담

신공장 건설 현장·현대차그룹 성장 전략 점검…HMMME 2026년 가동 목표

노병우 기자 기자  2025.10.30 09: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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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막으로 향했다. 석유 이후의 산업을 설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 탈(脫)자원 국가로 진화 중이고, 현대차그룹은 그 변곡점에서 미래 모빌리티 파트너이자 제조 동맹국으로 포지셔닝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경영 일정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중동에서 '제조–에너지–모빌리티'를 연결하는 산업 삼각축을 완성하려는 움직임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0월27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리츠칼튼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을 가졌다. 이는 2022년 왕세자의 방한 당시 이후 세 번째 만남이자, 양자 단독으로는 처음이다. 

면담에서 두 사람은 △현대차의 사우디 생산기지(HMMME) 건설 현황 △스마트시티 및 수소 인프라 협력 △비전 2030과의 연계 사업 확대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행보의 핵심은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 'HMMME(Hyundai Motor Manufacturing Middle East)'다. 현대차가 30%,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70%를 출자한 합작사로, 연간 5만대 규모의 내연기관·전기 혼류 생산체제를 2026년 가동 목표로 세웠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산업 수요와 고객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특화설비를 적용한 현지 맞춤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감안해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 공사 현장을 찾아 "사막의 고온과 먼지,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도 현지 맞춤형 설비와 품질 관리로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호세 무뇨스 사장도 "HMMME는 중동 최대 자동차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현대차의 장기적인 비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이며, 우리의 글로벌 중장기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사우디의 비전 2030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HMMME를 단순 조립기지가 아닌 '중동형 스마트팩토리'로 설계했다. 냉방·방진·모래 유입 차단 등 사막 환경 대응 설비를 적용하고 △SUV △EV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 다차종 라인업을 맞춤 생산한다.

사우디의 비전 2030은 석유 이후 산업을 위한 국가 전환 프로젝트다. 그 핵심에 △수소 △스마트시티 △미래 모빌리티가 자리한다. 

현대차그룹은 그 목표 지점과 정확히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네옴(NEOM)과 수소모빌리티 실증사업 진행, RSG(Red Sea Global)와 PBV(Purpose Built Vehicle) 실증 착수, Misk 재단과 청년 인재양성 협력 등 다각적 파트너십을 확장 중이다.

참고로 RSG는 홍해 및 사우디 서부 해안의 자연친화적 럭셔리 리조트 및 웰빙 관광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는 실증사업을 위해 PV5 패신저 모델 공급 및 차량과 기술 교육을 지원해 RSG 사업지 내 친환경 모빌리티 보급 확대와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RSG 관광 산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중동은 더 이상 단순한 수출 시장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 인도네시아, 체코에 이어 사우디를 제4의 생산 거점으로 육성 중이다.

이로써 그룹은 △북미(미국) : 전기차·IRA 대응 △유럽(체코·터키) :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아시아(인니) : 배터리 밸류체인 △중동(사우디) : 수소·스마트 모빌리티 허브라는 균형형 생산 네트워크를 갖추게 된다.

특히 사우디를 거점으로 북아프리카·걸프(GCC)·중동 내륙 시장까지 아우르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의선 회장의 이번 사우디 방문은 '사우디를 생산 거점으로, 중동을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사우디 비전 2030이 국가의 탈석유 실험이라면, 현대차그룹에게 그것은 제조·에너지·모빌리티의 삼각 통합 실험이다.

이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지도 위에는 '사막의 공장'이라는 새로운 좌표가 찍혔다. 그 한 점이, 앞으로 그룹의 미래 전략 전체를 움직이는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