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조정후 가파른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KOSPI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콜금리 인상은 시장참여자들이 예상했던 결과라는 점에서 반향이 크지 않았다. 주요 채권수익률은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고 주식시장 역시 금리인상에 개의치 않았다. 예대마진이 높아질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은행주들이 급등세를 나타냈고 시장과 업종 구별없는 중소형주의 강세현상도 두드러졌다.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갔지만 매도강도는 크게 완화됐고 투신이 중심이 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가 더 큰 힘을 발휘했다.
다시 빨라지고 있는 중소형주 강세
KOSPI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지수 관련주들이 시장을 이끄는 흐름은 아니다. 일부 은행주들과 LG전자 정도를 제외하면 시가총액 상위종목군 다수는 정체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강세는 2005년 들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데 지난 7~8월 대형주 주도의 반짝 강세히우 다시 시장의 주도권이 중소형주로 넘어가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특히 유가증권 시장의 소형주 지수는 최근 상승속도를 높이면서 2005년 연간 상승률이 100%를 넘어서게 됐다.
중소형주에 대해 나타나고 있는 투신권의 적극적 매매
중소형주의 강세는 기본적으로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주식을 사고자 하는 대기 매수 여력이 풍부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의 유동성이 일부 시장 대표주들을 넘어서 주변부 종목으로까지 흘러 넘치고 있는 것이 최근 중소형주의 강세의 배경이라고 본다. 또한 가치의 논리에서는 상당수 중소형주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라는 시각으로 최근 중소형주의 강세를 설명할수 있다.
한편 최근 시장을 이끌고 있는 투신권 역시 중소형주에 대해 공격적인 매매스탠스를 나타내고 있다. 절대 순매수 금액은 당연히 대형주가 크지만 대.중.수형주의 시가총액 점유율을 감안할 경우 중소형주들에 대한 매수세 유입이 보다 적극적이다. 투신권 매수가 순매수로 반전되기 시작한 2004년4분기 이후 대형주의 시가총액대비 점유율ㅇ은 87.1~90.1%수준에서 형성돼왔고 중형주는 7.8~9.9&, 소형주는 2.0~3.3%의 범위에서 움직여왔다. 2004년 4분기 이후 투신권의 시가총액 규모별 과다매수하고 있다. 특히 금년 3분기 이후에는 소형주에 대한 매수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투신권은 2분기만해도 순매수중 시가총액 규모별 점유율이 소형주의 경우 2.3%인 274억원을 매수했으나 3분기이후에는 4.1%규모인 1348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중소형주 외국인의 매물압박이 작다는 이점도 작용
최근 우리 증시의 상승세를 설명할수 있는 수급측면의 논리는 외국인의 완만한 매도 우위속에 투신권이 중심이 된 국내 기관투자가의 순매수로 주가가 탄력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 중소형주는 대형주와 비교하면 외국인 매도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 반면 앞서 살펴본 것처럼 투신은 시가총액 점유율 대비 상대적으로 강한 매수세를 중소형주에 유입시키고 있다.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있고, 다른 대부분의 이머징 마켓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한국증시에서만 외국인이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외국인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잠식도가 물리적으로 더이상 늘어나기 어려운 수준까지 높아져 있다는 이유말고는 딱히 설명하기 어렵다. 그런데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점유율은 대부분 시가총액 100위권내의 대형주에 집중돼있다(외국인 보유액의 97%가 대형주에 집중).
시가총액 점유율로 살펴보면 외국인은 대형주를 과다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소형주는 과소보유하고 있다. 외국인은 대형주는 팔고 있지만
중소형주는 사고 있고, 외견상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외국인과 투신권의 쌍끌이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배타적관계보다는 함께 상생할수 있는 윈윈게임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10월 장세의 대처에서는 중소형주 중심의 접근이 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2005년의 흐름에서는 한국증시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는 시장이기는 하지만 비슷한 구도로 움직여왔던 유럽과 일본 라틴 아메리카
시장에 비해 KOSPI의 최근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 지수에 강하게 베팅하기 어렵다고 보는 첫번째 이유이고 상당수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져있어 시장이 우회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두번째 이유이다.
다른 나라와의 상대비교에서는 한국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돼있지만 시장P/E가 두자리수대에 근접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과거와 같은 무저건적 저평가 논리가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또한 한국증시의 상대적 저평가 역시 사회전반의 성숙도나 자본시장의 발전정도로 볼때 한국과 도저히 비교하기 어려운 다수 개발도상국과의 비교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고착화된 현상이기에 투자판단의 절대적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서준혁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