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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냐 롯데냐, 까르푸 인수전 본격화

롯데쇼핑 관망세 불구 막판 급반전 가능성도

유연상 기자 기자  2006.03.24 10: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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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까르푸의 인수를 둘러싸고 유통 업체들 간의 치열한 물밑작업이 진행되면서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진로의 매각 당시 롯데, CJ, 두산 등이 유력한 우선협상자대상자로 떠올랐으나 정작 하이트가 경쟁사들보다 1조원 이상의 인수 금액을 제시해 진로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하이트는 회사의 사활을 걸고 진로 인수에 임했으며 경쟁사인 오비맥주와의 격차를 확실하게 벌려 주류업계 장악을 시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업계 4위 업체인 까르푸의 매각이 유통업계 판도 변화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신세계를 비롯해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온 힘을 다해 까르푸 인수를 노릴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는 현재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 때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다는 보도와 함께 까르푸 인수에 홈플러스가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 것처럼 보였으나 업계 1위인 신세계가 참여를 공식화함으로써 미궁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현재까지 커다란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쇼핑의 상장으로 발생한 잉여자금을 소진할 곳을 찾고 있는 입장이어서 막판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거 미도파 인수 시 경쟁사들이 3000억 원대의 액수를 제시하며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는 사이 롯데는 훨씬 높은 액수인 5000억 원 이상을 제시해 상황을 급반전시킨 사례가 있어 롯데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3일 신세계 구학서 사장의 ‘한국까르푸 인수전은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신세계와 롯데의 싸움이다’라는 발언은 까르푸에 대한 신세계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제시한 인수 가격 1조 8000억 원은 소규모의 이윤을 내고 있는 홈플러스의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감당할 만한 액수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홈플러스 측에서 인수 의향이 있었다면 아마 영국 테스코 본사 쪽에서 프랑스 까르푸 본사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겠냐고 구사장은 언급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에 점포를 맞교환한 적이 있는 테스코와 까르푸가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1조 8000억 원이라는 구체적 금액 제시와 함께 우선협상자 대상 선정이라는 정보를 흘려 신세계와 롯데 양측을 자극하기 위한 작업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결국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신세계와 롯데 둘 중 하나가 까르푸를 인수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어떤 기업이 까르푸 인수에 적극성을 띠고 얼마나 많은 인수자금을 보유하느냐 에 달려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까르푸 노조는 매각과 관련해 회사 측에서 정확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항의 차원에서 오는 26일 하루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