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3분기까지 집합건물 증여 건수가 급증했다. 특히 서울에서의 증여 건수가 눈에 띈다. 정부의 규제 강화와 증세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사전 물려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4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집합건물(아파트, 다세대, 연립, 오피스텔) 증여 건수는 총 2만6428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5391건)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2022년의 3만4829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증여 건수다.
특히 서울에서의 증여 건수는 5877건으로 전체 증가분의 약 9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912건)보다 19.6% 증가한 셈이다.
서울 내 아파트 증여 건수는 특히 강남구에서 두드러졌다. 강남구의 증여 건수는 507건으로, 양천구(396건), 송파구(395건), 서초구(378건)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뚜렷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와 세금 인상을 예고하면서 증세에 대비한 움직임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증세 가능성에 대한 신호는 여러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계속되자 정부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8월, 부동산 시장 안정과 주거 복지를 위해 세금 정책이 제약이 되어선 안 된다며, 세금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세제 개편에 대해 신중하되 필요 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세 인상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보유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정부가 그동안 대선 공약을 뒤집는 모습으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최근 증여 증가와 관련이 깊다.
이미 서울 아파트는 올해 매매가격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현실화되면서, 세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80%로 상향할 경우, 이에 따른 보유세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도 80%, 60%로 상향될 경우, 세부담 상한까지 증가하는 단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증여 취득세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도, 다주택자들은 여전히 증여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증여를 고려하는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격이 높은 아파트는 물론 비아파트에 대한 증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정부의 세제 개편과 관련된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금 인상은 신중히 추진될 가능성이 크지만, 시세 상승분에 맞춰 공시가격이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보유세가 증가하게 되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