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기자 기자 2025.10.14 14:51:38

[프라임경제] 전남 화순군이 추진 중인 '춘란 산업화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실효성과 행정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군비 도비 등 혈세가 투입된 대형 온실과 '국산 춘란 중국 수출' 등의 성과를 내세우고 있지만, 예산 집행 내역과 사업 타당성, 수출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군은 "사업 전 과정이 입찰을 통해 진행됐으며, 모든 온실은 이미 분양 완료됐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정보 공개를 통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화순군은 지난해 능주면 만수리에 3186㎡ 규모의 춘란 재배온실을 준공했다. 이어 1260㎡의 육묘장, 1980㎡의 재배교육장, 그리고 이양·동복·동면 등 읍면 단위 분양형 온실 확충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군은 이 시설들을 '스마트 난 산업단지'로 규정하고, 지역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핵심 기반으로 소개해 왔다.
그러나 국내 난 시장이 이미 위축된 상황에서, '난의 본산'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화순군 관계자는 "춘란 산업화 사업은 단기적 이익보다 중장기 산업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한다"며 "실제 중국 수출 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에 따르면, 능주면 춘란 재배교육장(1980㎡)은 군비 5억원과 도비 5억원이 투입됐고, 바로 옆 춘란 온실에는 땅값을 포함해 군비 20억원이 사용됐다. 육묘장은 군비 5억원으로 건립됐다. 화순군청 관계자는 "모든 계약은 2000만원 이상 전부 입찰로 진행됐다"며 "수의계약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 분양 실적도 100%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담당자는 "온실은 이미 전량 분양 완료됐고, 추가 수요가 있어 추가 분양을 준비 중"이라며 "분양가는 공유재산법 기준에 따라 연 0.5% 수준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임대료는 1년에 한 번씩 징수하며, 5평 기준 60만원, 10평 기준 110만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다만 입주 농가의 수익률이나 시장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분석 자료는 아직 없는 상태다. 군 관계자는 "춘란은 일반 농산물과 달리 거래 단가 변동 폭이 커, 수익률을 확정적으로 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 춘란 500본의 중국 수출' 사업도 아직 최종 완료 단계는 아니다.
군 담당자는 "현재 수출 품종은 춘란으로, 시험 수출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국내 사이테스(CITES) 절차는 모두 통과했고, 현재 중국의 수입 승인 절차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규모는 500본, 예상 금액은 약 500만원 수준으로, 시험적 성격을 지닌 '상징적 1차 수출'이라고 말했다.
수출은 화순 소재 농업회사법인이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복건성 장주시 남정현 측과 거래 중인 것으로 설명했다. 군은 "이번 수출은 금전적 이익보다는 한국 춘란의 국제적 교류와 수출 기반 확보에 의의가 있다"며 "2차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화순군은 지난해 4월 중국 복건성 장주시 남정현과 '난화분야 교류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구복규 군수를 비롯한 군의원과 관계자 12명은 현지를 방문해 난 재배시설과 전시장, 판매장을 둘러보고, 수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군은 "현지 교류를 통해 중국 측과의 협력 기반을 닦았고, 이번 시험 수출은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화순군은 사업 타당성에 대한 의혹을 부인하며 "온실 건립과 수출 사업은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보공개야말로 의혹 해소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한다. 예산 집행 구조, 계약 내역, 수출 단가와 지원비, 유지관리 예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행정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농업 관계자는 "춘란 산업화의 방향성 자체는 의미 있지만, 군민 세금이 투입된 사업이라면 모든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며 "공개와 검증 과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 농업 모델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부자농촌'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군은 향후 추가 분양과 2차 수출을 준비하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의 성패는 결국 행정 신뢰에 달려 있다. 군이 요구되는 수준의 정보공개와 객관적 검증 절차를 이행할 경우, 이번 논란은 오히려 '투명 행정'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본당 1만원, 총 500만원 규모의 수출을 두고 "국제 경쟁력을 논하기엔 지나치게 상징적인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무엇보다 수출 품질관리, 물류비, 홍보비, 인증비 등 행정 지원에 투입된 예산 규모가 공개되지 않아, 실질적인 경제성과 행정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군 관계자가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지만, 구체적 수익 구조나 재정 투입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시험 수출이라 해도 세금이 투입된 사업이라면 보다 투명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 추진의 명분보다 결과로 말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