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확정일자 받아도 소용이 없었어요.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네요."
최근 집주인 세금 체납으로 부동산이 공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집을 비워야 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경제적 피해까지도 누적된다는 지적이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약 1800건 수준인 부동산 공매 입찰 건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 2021년 2700건을 넘어섰고, 2022년에는 2966건으로 치솟았다. 올해 현재(6월 기준)까지 1804건에 달해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다시 3000건을 넘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공매로 넘어가는 부동산 상당수가 여전히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이라는 점이다.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캠코가 집계한 전세 임대차 계약이 설정된 주택 공매 입찰 건수는 6287건이다. 이중 75.1%(4720건) 상당이 연립주택·다세대주택·빌라 등 서민층이 주로 거주하는 유형 주택이다.
세입자들이 보증금으로 맡긴 금액도 1조4882억원이며, 이 가운데 81%(1조2074억원) 정도가 비(非)아파트형 주택에서 발생했다.
공매가 진행되면 해당 주택 소유권이 새로운 낙찰자에게 이전된다. 다만 공매 절차가 유찰로 지연되거나 매각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세입자 보증금도 장기간 묶인다.
더군다나 최근 '아파트 선호 현상' 때문에 빌라 또는 다세대주택은 상대적으로 낙찰률이 낮은 편이고, 반복 유찰로 매각 지연 사례까지 증가하면서 세입자 피해는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공매 과정에서 세입자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선순위 임차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확정일자나 전입신고가 누락된 상태라면 보증금 전액 회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이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리는 사례는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세입자 보호 제도 미비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로 인해 '공매 시스템에 세입자 보호 장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허영 의원은 "부동산 시장의 부실 구조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는 결국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서민들이 지고 있다"며 "정부와 캠코는 단순한 공매 집행기관을 넘어, 주거 약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증금 회수 우선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일정 기간 동안 공공이 매입하거나 임시로 주거를 지원하는 '임대차 회복 지원 프로그램' 같은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며 "단순히 시장 논리에 맡기기엔, 주거 불안이라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