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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대군인 '인생 2막' 사회 향한 첫 걸음

AI 면접·자기소개서 코칭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김우람 기자 기자  2025.09.30 15: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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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군복을 벗은 청년들이 다시 이력서를 움켜쥐었다. 국가를 지키던 시간은 끝났지만, 사회에서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제대군인 주간 취·창업박람회' 현장에는 새로운 무대를 향한 발걸음이 힘차게 이어졌다.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지금부터 제대로 빛날 차례, 리;스펙 제대군인'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단순한 취업 지원이 아니라 제대군인의 커리어 전환을 존중(respect)으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행사장 입구에는 이력서를 손에 든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면접 답변을 연습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전역을 한 달 앞둔 한 장교는 "자기소개서를 매일 외우며 다닌다"며 "군에서는 지휘관으로서 사람을 이끌었지만 민간에서는 또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고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101여개 기업과 기관의 채용 부스가 들어선 전시장에는 하루 종일 긴 줄이 이어졌다. 특히 AI 면접 체험존은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한 장병은 "민간 면접이라는 낯선 벽을 미리 경험할 수 있어 막막함이 줄었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 코칭과 모의 면접 부스에도 줄이 길게 늘어섰고, 참가자들은 받은 피드백을 곧바로 노트에 옮겨 적으며 열의를 보였다.

참여 기업들도 제대군인의 강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랜드이츠 최소영 인재개발팀장은 "애슐리퀸즈 매장 확장으로 관리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군에서 익힌 리더십과 책임감은 관리직에 최적화된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직지원센터 연계 채용을 통해 점장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한 제대군인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에스텍시스템 관계자는 "보안업은 단순히 지키는 일을 넘어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업적 성격이 강하다"며 "군 조직 경험이 있는 제대군인은 현장 적응력이 높아 곧바로 전력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군사경찰이나 특임대 등 특수 병과 출신은 위험 대응과 경호 업무에서 강점을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마사회 관계자 역시 "올해 정규 채용은 마감됐지만 입사를 희망하는 제대군인들을 위해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며 "사회 진출 의지가 강한 분들이 많아 향후 채용 기회와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상담 부스 앞에서 만난 전역 3년차 군인 A씨는 "간부 시절 수십 명의 인원을 관리하며 얻은 경험을 민간에서도 살리고 싶다"며 "오늘 상담을 통해 나에게 맞는 직무를 찾을 수 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패션 디자인 분야로 진로를 준비 중인 현역 병장 B씨는 "관련 기업이 적어 아쉽지만 박람회를 통해 사회 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며 "막연했던 두려움이 사라지고 구체적인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는 군 복무 10년 이상 간부 경력을 지닌 상담사를 배치해 후배 제대군인들에게 맞춤형 조언을 제공했다. 상담 부스는 하루 종일 붐볐다. 참가자들은 선배들의 경험담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 상담사는 "군 경력은 결코 공백이 아니라 경쟁력"이라며 "그 경험을 민간 언어로 번역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성공적인 사회 진출의 열쇠"라고 조언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한 제대군인이 성공적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며 "제대군인의 취·창업 등 실질적인 지원과 함께 제대군인을 존중하고 감사하는 문화가 사회 곳곳에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