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들이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 기판 선점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빅테크를 대표하는 테슬라와 애플도 유리기판 도입을 타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리기판 관련 기업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현재 고사양 AI 반도체 칩 제조를 위해 채택하고 있는 패키지 방식들에는 단점이 존재한다. △낮은 열 내구성으로 인한 휨 현상 △칩 크기의 대면적화로 인한 여유공간 부족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이 유리기판이다. 수지계열 기판 대비 열팽창 계수가 낮아 온도 변화에 따른 변형이 적으며, 수동소자(MLCC)가 유리기판에 내장돼 전체 높이를 더 얇게 구성할 수 있다. 기판 상부에 여유 공간을 만들어 더 많은 칩을 탑재할 수 있게 되는 이유다.
이러한 이유로 인텔,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유리기판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텔은 유리기판을 직접 개발 중이며, AMD는 2028년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유리기판을 적용할 방침이다. 브로드컴과 엔비디아도 유리기판을 반도체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있다.
테슬라와 애플도 유리기판 도입을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애플은 최근 유리기판을 준비 중인 제조사와 만남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자리에서 반도체 유리기판 기술을 소개 받고 협력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유리기판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C(011790)는 자회사 앱솔릭스에서 반도체 유리기판 제조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C는 지난해 상반기에 연산 1만2000 제곱미터 규모의 유리기판 1공장을 완공했으며 미국 코빙턴에 위치함에 따라 보조금 7500만 달러를 수령했다.
삼성전기(009150) 또한 신사업으로 유리기판 제조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세종 사업장에 유리기판 제조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으며, 올해 시제품 생산에 이어 토종 재료 기업인 솔브레인과 협력해 내년에서 내후년에는 양산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기업들의 계속된 유리기판 시장 선점으로 인해 관련 기업들도 시장에서 다시금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피아이이(452450)는 다양한 산업용 장비를 검사하는 AI 솔루션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AI 기반 검사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용 유리기판 등 초정밀 제조공정에서 품질 안정 및 생산성 극대화에 필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유리기판의 경우 오랜 시간 준비를 해왔으며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해 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필옵틱스(161580)는 유리기판에 미세홀 가공하는 TGV(Through Glass Via)와 유리 기판을 개별 유닛(Unit)으로 분리하는 절삭(Singluation) 등 다수의 장비 라인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에 납품한 레퍼런스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종합반도체기업(IDM)·기판·유리 업체들의 유리기판에 대한 관심도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와이씨켐(112290)은 지난해 유리기판 전용 핵심 소재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양산 공급하는 소재는 유리기판 전용 핵심 소재인 유리기판용 포토레지스트다. 국내 고객사의 양산 평가를 통과해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된다.
현재 와이씨켐은 유리기판용 박리액(스트리퍼)과 현상액(디벨로퍼) 제품을 상용화해 고객사에 양산 공급하고 있다. 추가로 유리기판용 포토레지스트까지 공급을 시작하게 됨에 따라, 유리기판용 소재 라인업이 확대됐다.
로체시스템즈(071280)는 SKC에 핵심장비를 공급한 뒤 본격적인 양산 시점에 맞춰 추가 수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올해 초 확인한 바 있다. 로체시스템즈는 지난 2023년말 SKC에 레이저 다이싱 데모 장비를 납품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SKC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유리기판 공정 대부분도 안정화에 들어섰기에 로체시스템즈의 향후 수혜가 점쳐진다"고 바라봤다.
엔젯(419080)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의 커버 글래스(Cover glass) 제조 업체인 중국의 K사에 2016년도부터 EHD 스프레이 코팅 양산 장비 납품을 시작으로 2017년 수출 300만불을 달성했으며, 현재까지 지속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엔 EHD용 재료의 합성 및 제형(Formulation) 기술을 바탕으로 전도성잉크(RS Ink), 절연잉크(EP Ink) 등 삼성전자 제품을 양산승인 받아 현재 EHD 프린팅 시스템(장비)과 잉크(소재)를 토탈 솔루션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엔젯 관계자는 "점도를 자유롭게 조절하며 미세하게 표출이 가능다. 따라서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뿐만 아니라 유리기판까지 어떠한 기판이든 상관없이 인쇄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