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자본시장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 기대받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 6개월여 만에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종목 제외와 가격 왜곡 현상으로 투자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대한조선(439260)·DB하이텍(000990)·STX엔진(077970)·세진중공업(075580) 등 유가증권시장 11개, 코스닥 55개 종목을 매매 체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총 145개 종목이 매매 체결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가 준수해야 할 거래량 제한 규제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조의3 2항에 따르면 매월 말일 기준 대체거래소의 과거 6개월 평균 거래량은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평균 거래량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넥스트레이드는 지난달 20일 26개 종목의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것을 시작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79개 종목의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여파는 고스란히 거래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지난주 평균 거래량이 2억861만주였지만 이번주 평균 거래량이 1억5926만주로 일제히 급감했다.
이처럼 거래 중단이 반복되자 투자자 혼란도 커지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초기부터 증권사 시스템 불안정 문제가 제기됐고, "주문은 넣었는데 체결이 안 된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종목토론방에는 "NXT 퇴출이 악재냐"는 글까지 올라왔다.
문제는 제도적 규제뿐만이 아니다.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시스템 자체도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달리 매수-매도 주문이 즉시 체결되는 '접속매매' 방식을 채택하면서 소량의 주문만으로도 시초가가 급등락하는 기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출범일인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상한가 또는 하한가로 형성된 사례는 총 150건에 달한다.
더 심각한 것은 시가총액 263조8089억원에 달하는 대형주 SK하이닉스마저 단 1주의 주문에 의해 두 차례나 상한가로 시작하는 등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가격 착시 효과'를 유발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프리마켓의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을 보고 정규장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레이드 측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시스템을 변경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넥스트레이드가 겪는 이 두 가지 문제의 피해자는 결국 투자자들이다. 규제로 인해 원하는 종목을 거래할 수 없는 상황과, 시스템적 문제로 인해 불확실한 투자 환경에 노출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체거래소가 한국거래소의 독점 견제를 위해 출범했지만, 규제와 시스템 문제로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체거래소를 도입했다는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 상황"이라며 "규제에 가로막혀 혁신이 좌절되는 선례로 남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