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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코스피 vs '제자리' 코스닥, 온도차 이유는

반도체·조선·방산 랠리 속 제약·바이오 부진…전문가 "기관 참여·혁신기업 유입 필요"

박대연 기자 기자  2025.09.24 17: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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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투자자 신뢰와 제도 유연성이 회복되지 않는 한 천스닥 달성은 쉽지 않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극명한 온도차를 단적으로 말한 증권가의 냉정한 진단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반도체 랠리와 외국인 자금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 23일 종가는 3486.19로, 올해 초(2398.94) 대비 45.32% 급등했다. 조선·방산·금융 등 다양한 업종이 번갈아 시장을 이끌며 랠리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686.63에서 872.21로 27.02% 오르는 데 그쳤다. 절대 수익률만 보면 양호하지만, 코스피와의 격차는 18%포인트(p) 이상 벌어졌다. '절대 수익률은 괜찮다'는 위안도 잠시, 시장 체감은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지난 2021년 8월 기록한 고점(1060.00)과 비교하면 여전히 200p 가까이 낮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며 새 지평을 연 것과 달리, 코스닥은 과거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코스피 강세를 뒷받침한 건 외국인 자금이다. 지난 6월 이후 외국인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거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정부의 증시 정상화 정책과 배당·상법 개편 기대감도 외국인 투자 확대를 자극했다.

반면 코스닥은 개인 투자 비중이 70%를 웃도는 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은 제한적이다. '동학개미'나 '이차전지 열풍'처럼 특정 이벤트 때만 반짝 오르는 구조가 반복됐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장은 정부 정책 기대와 외국인 매수세 덕분에 코스피 중심으로 전개됐다"며 "외국인 관여율이 낮은 코스닥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도주 성과 차이도 두드러진다. 코스피는 반도체, 조선, 방산 등 대형 산업군이 연이어 시장을 이끈 반면, 코스닥은 제약·바이오와 이차전지 등 대표 성장주가 기대만큼 힘을 내지 못했다.

정부와 거래소는 시장 정상화를 내세워 상장폐지·기업공개(IPO) 심사를 동시에 강화했다. 그러나 그 결과 코스닥 상장폐지 기업이 올해 들어 이미 50곳을 넘어 코로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폐 기업은 5곳에 불과하다. 잇단 상폐로 투자자 신뢰를 더욱 갉아먹은 셈이다.

여기에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등 대형주 이탈도 이어졌다. 이미 셀트리온, 카카오게임즈 등이 코스피로 옮긴 전례에 비춰 "잘되면 떠나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부활을 위해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 △혁신기업 유입 지원 △부실기업 조기 정리 △시장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강화, 벤처 투자 회수 경로 마련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은 '잘되면 떠나고, 못되면 퇴출되는 시장'이라는 낙인이 씌워졌지만, 혁신 기업과 벤처 자본이 다시 흐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며 "투자자 신뢰와 제도 유연성이 동시에 회복된다면 '천스닥'은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미래의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