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년 넘게 직업군인으로 복무한 이들이 전역을 앞두고 맞닥뜨리는 고민은 단순히 '다음 직장'의 문제가 아니다.
군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축적된 경험과 습관을 어떻게 민간 사회로 옮겨갈 것인가. 바로 '정체성 전환'의 문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군사 분야에 남을지, 전혀 다른 길로 갈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불안을 키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전역자들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군경력의 민간어 번역'이 필요하다. 장병 시설의 보직과 임무는 민간기업의 직무언어로 바꿔 설명해야 경쟁력을 갖춘다. 예를 들어 부대 작전계획 수립은 프로젝트 기획· 관리 능력, 병력관리는 인사·팀 리더십 역량으로 해석하는 식이다. 경력을 언어로 재구성하면 군 경험은 결코 좁은 분야의 기술이 아니라 범용적 자산이 된다.
둘째, 군사 분야만이 답은 아니다. △방위산업체 △군무원 △국방 관련 연구소 등 익숙한 분야에 남는 길도 있지만 정보기술(IT), 안전·보안, 물류·운송, 인적자원관리 등 군 경험과 맞닿은 산업분야로 시야를 넓히는 것도 방법이다. 전역 전 1~2년은 관련 자격증, 온라인 강좌, 실습 경험을 쌓는 골든타임이다.
셋째, '미래 시뮬레이션'을 해보라.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나누고, 3년 후와 5년 후의 자신을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원하는 소득 수준, 근무 형태, 생활 패턴을 적다 보면, 현실적 제약과 기회의 지점이 보인다.
넷째, 네트워크를 활용하라. 전역자 모임, 지역 상공회의소, 구직 지원센터는 정보와 기회를 얻는 창구다. 단 한번의 대화가 진로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제언한다면 전역을 앞둔 시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는 것'이다. 군에서 얻은 강점은 현실 사회에서 쓰임새를 찾을 때 비로소 가치가 커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역 1년 전부터 명확한 목표와 계획을 세워 자기계발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미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생생한 조언을 들으며 준비해야 한다. 각 제군센터에서는 멘토멘티 제도와 각 직무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으니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매년 열리는 제대군인 주간을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 국가보훈부 제대군인지원센터는 매년 제대군인의 노고에 감사하며 △전역자를 위한 힐링 여행 프로그램 △취·창업박람회 △워크숍 등이 제대군인주간에 다채롭게 진행된다.
단순한 축하 행사가 아니라 정보와 기회, 그리고 동료 전우들과의 연대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장이다. 전역을 앞둔 이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이미 사회에 적응한 선배들의 경험을 공유받을 수 있는 소중한 통로다. 제대군인 주간 참여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주는 가장 값진 투자일 것이다.
전역 후의 삶은 군 생활과 달리 경로를 수정하고 재도전할 기회가 많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다.

군에서의 위기 대처, 책임감, 조직관리라는 경험을 민간기업에 재배치하여 길 잃은 나침반이 되지 않도록 제대군인을 위한 프로그램과 전문 취업상담사들과 함께하며 경로를 설계하기를 바란다.
박미윤 서울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 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