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전기차 컨버전(EV Conversion)'이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에서는 관련 전문가들이 국내외 사례와 제도적 과제를 공유하며, 산업화 가능성을 집중 논의했다.
심포지엄의 첫 발제자로 나선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은 유럽의 정책 변화에 주목했다. 유럽 주요국이 2030~2040년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선언한 만큼, 기존 차량을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컨버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성용 회장은 "컨버전은 단순히 개조가 아니라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기회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래된 클래식카를 전기차로 개조해 문화와 친환경을 결합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클래식카 보존 수요와 맞물려, 컨버전이 하나의 취향 산업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다. 김호경 한국교통안전공단 팀장은 컨버전이 산업화되려면 안전 규제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내연기관을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제도적으로 인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기검사나 튜닝 제도를 통해 전환 차량의 안전성을 쉽게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라며 "내연기관 정비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비업계가 전기차 전문 정비·튜닝 업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곧 정비업계의 생존 전략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현장 발표에 나선 김주용 라라클래식 대표는 "전기차 컨버전 글로벌시장 규모가 2034년 310억달러(약 43조원)에 이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는 대상 차량 제한, 부품 수급 문제, 규제 장벽 등으로 성장에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규제를 완화하고 인프라를 확충한다면, 한국도 탄소중립과 클래식카 문화 보존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며 "전기차 컨버전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기회다"라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전기차 컨버전이 단순히 내연기관을 교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탄소중립 정책 달성 △정비업계 구조 전환 △클래식카 문화산업 육성 △글로벌 신시장 개척이라는 다층적 의미를 갖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국내 산업계와 정부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면, 컨버전은 내연기관 종말 시대를 대비하는 전환의 다리이자,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