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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행 앞둔 노란봉투법, 핵심 쟁점 짚어보기

노서림 노무법인 길 대표 노무사 기자  2025.09.18 16: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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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8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2조와 제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는 지금 한국 사회의 노사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놓을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 도대체 이 법이 왜 그렇게 화제에 올랐을까? 법의 핵심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이번 개정은 노동자의 교섭권과 쟁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용자 개념의 확대, 쟁의행위 관련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이라는 두 축을 통해 기존 노조 활동의 법적 불안정성과 실질적 교섭력 부족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한편, 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 현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의 저하와 새로운 법적 분쟁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노조법 개정안, 핵심 변화 9가지

노조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9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1. 사용자의 범위가 넓어졌다. 기존에는 사업주나 관리자만 사용자로 인정됐지만, 이제는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사용자로 간주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이나 근무조건을 사실상 결정하면, 원청도 사용자로 책임지게 했다.

2.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있어도 노조로 인정하도록 했다. 예전에는 정식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가입한 단체는 노조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런 제한을 없애고, 보다 유연한 노조 구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3. 파업이나 쟁의 대상의 범위를 넓혔다. 기존에는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국한됐던 쟁의 대상이, 이제는 근로자의 지위나 사업 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포함되도록 했다. 예컨대, 구조조정도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4.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응한 노조 활동은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하도록 했다. 사용자가 먼저 법을 위반한 경우, 노조가 이에 대응해 파업 등을 했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했다. 이는 노동자에게 정당방위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5. 조합원 개인별 책임 정도에 따라 손해배상 비율을 나누도록 했다. 과거에는 조합원 모두가 똑같이 손해배상을 부담했지만, 이제는 누가 얼마만큼 책임이 있는지에 따라 배상액을 차등 적용하도록 했다.

6. 경제 사정을 고려해 '감면 청구권'을 신설했다. 조합원의 소득, 부양가족 수, 생계비 수준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줄여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7. 신원 보증인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했다. 노동자 대신 손해배상 책임을 지던 가족, 지인 등 신원 보증인에게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명확히 금지했다.

8.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했다. 회사가 노조 활동을 방해하거나 겁주기 위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불법으로 보고 금지하도록 했다.

9. 마지막으로 아홉째, 합법적인 노조의 단체활동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노조가 법에 따라 정당하게 단체활동을 했을 경우, 그에 대해 회사 측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노조법 개정에 대해 "이번 노조법 개정이 산업 현장에서 노사 간 대화를 촉진하고 노동시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화 촉진법'이자 '상생의 법' 그리고 '진짜 성장법'"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이 노사 대화를 촉진하고 책임과 권한을 일치시켜 구조적 불합리를 줄이며, 노동권의 실효성을 재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기대와 현장의 우려
그러나 현장의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1. 우선 법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무엇보다도 개정된 제2조가 규정한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의 의미와 범위가 모호하여,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그에 따른 소송이 급증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2. 다음으로 기업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복잡한 하청·용역 구조를 가진 기업의 경우, 사용자 책임이 확대되면서 교섭과 소송 비용, 법률적·행정적 관리 리스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 또한 산업경쟁력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법 적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국내외 투자 환경의 예측 가능성이 저하되고,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노조법 개정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을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한 의미 있는 진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제도 변화만으로는 상생을 담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정부와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손해배상 감면 요건 등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일관된 유권해석 또는 행동지침을 신속히 제시해야 한다. 기업은 하청·협력업체와의 계약 구조를 재정비하고, 교섭 및 분쟁 대응 체계를 미리 점검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할 시점이다.

노사 양측에도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 사전 협의와 조정 절차를 강화하고, 감정적 대립보다는 대화 중심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분쟁을 예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노사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실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사용자는 먼저 자사와 하청·용역 업체 간 계약을 분석해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이 있는지를 점검하고,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내부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에 대비해 인사·노무 부서 중심으로 대응 매뉴얼과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현장 관리자 대상 교육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손해배상 청구 기준은 감면 요건과 조합원별 책임 비율 등을 고려해 내부 가이드라인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으며, 하도급 계약도 법 개정에 맞춰 수정하고 협력사에 법령 준수 요청을 문서화해야 한다. 아울러 고충처리 창구 운영,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지정, 노조와의 정례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분쟁 예방 중심의 노사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노동조합은 개정된 법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조합원 교육을 통해 쟁의행위의 정당성, 면책 요건, 감면 청구 절차 등을 숙지시켜야 한다. 쟁의행위 시 법적 절차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손배 청구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야 한다. 

단체교섭에서는 요구안과 관련 데이터를 사전에 준비해 협상력을 높이고,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회계 및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조합원과의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노조의 신뢰성과 조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제도 정착을 위한 향후 과제

이번 개정은 단순히 법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노동권 보장'과 '기업의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노사정 모두의 책임 있는 준비와 성숙한 소통이다. 법의 선의가 현장 속 상생의 문화로 꽃피우기 위해, 우리 사회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발걸음을 내딛는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노서림 노무법인 길 대표 노무사 / <임금벗기기>저자 / (전)서울지방노동위원회 국선노무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 컨설턴트/ ISO45001심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