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내년 1월 시행되는 '인공지능(AI)기본법'의 하위법령 제정 방향을 규제보다 진흥에 무게를 뒀다. 기업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태료 계도기간을 최소 1년 이상 유예할 예정이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17일 서울 중구 상연재 별관에서 열린 'AI기본법 하위법령 제정 방향' 기자스터디에서 "AI 기본법에 가능하면 느슨한 규제 체계를 담으려 했고 AI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아울러 "벤처나 스타트업 등 AI 산업계에서는 이 법을 또 다른 규제로 느낄 수 있지만 시민단체 등은 인권 보호 측면에서 더 강력한 규제를 원하는 상반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AI기본법 시행령(부칙 포함 총 34개 조항)은 국가 AI 경쟁력 강화라는 제정 취지와 해외 동향을 고려해 필요최소한의 규제 사항만을 포함해 초안을 마련했다.
AI기본법 시행 초기 기업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과태료 계도기간을 최소 1년 이상 설정하기로 했다. AI기본법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 미이행 등 과태료는 3000만원 이하다.
김 국장은 "과태료 계도기간이 얼마냐가 산업계 이해관계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적어도 1년 이상 유예할 수 있다는 배경훈 장관 말이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글로벌 규제 강도와 동향을 함께 보면서 설정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취임 50일 기자간담회에서 "AI 기본법은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기업에서 걱정하는 과태료 부분은 최소 1년 이상 유예하고, 산업 성장을 막지 않는 최소 규제 원칙을 지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기자스터디에 참여한 송도영 법무법인 비트 변호사는 "과태료 계도 기간 중 사실조사를 통해 AI 오남용 등 문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점에서 사실조사나 시행명령은 그 자체로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실조사와 관련해선 조사권 남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경쟁 업체의 민원으로 부당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원처리법에 의거, 공무집행 방해에 준할 정도로 반복적인 민원이거나 민원인의 목적을 충족하기 위한 민원이면 사실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I기본법 시행령은 생성형·고영향 AI 이용자에 대한 사전 고지와 결과물 표시(워터마크) 의무를 규정했다. 약관, 사용자 환경(UI) 등을 통한 사전 고지와 기계가 AI 생성물임을 자동으로 알아차리는 비가시적 워터마크도 표식으로 인정된다.
다만 기업 내부 업무용 활용 시에는 워터마크 표시 의무가 면제된다. 딥페이크 결과물은 이용자 연령·신체적 조건 등을 고려해 고지하거나 표시하게 했다.
고영향 AI는 국민 생명·신체·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에너지 △보건의료 △원자력 △교통 △교육 등 특정 영역에서 쓰이는 AI로 규정했다. 사용영역과 기본권에 대한 위험의 영향·중대성·빈도, 활용 영역별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글로벌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도 언급됐다.
해외 AI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기준은 △전년도 매출액 1조원(본사 기준) 이상 △AI서비스 부문 매출액 100억원 이상 △일 평균 국내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 △AI서비스 관련 사고로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경우다.
심지섭 인공지능기반정책과 사무관은 "국내 법인이 있는 경우 해당 법인이 대리인이 되고, 없는 경우 법무법인 지정도 가능하다"며 "오픈AI, 구글 제미나이 등 국내에서 일정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들도 지정 대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