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가 4년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며 3400선을 돌파했다. 특히 SK하이닉스·삼성전자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AI 투자 확대 △메모리 업황 반등 △미국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하반기에도 반도체주들이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업종으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는 이달 들어 16.62% 상승했다. 이는 수익률 기준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중 1위다.
대장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지수 강세를 이끌었다. 두 종목만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만큼 최근 이들의 주가 상승은 지수 전반에 강한 파급력을 미쳤다.
SK하이닉스는 전날 35만원대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서만 30% 가까이 오르며, HBM3E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해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삼성전자 역시 전날 7만8000원을 돌파하며 52주 최고가 영역에 안착했다. 이달 들어 14% 상승했으며, HBM 투자 확대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 확보 경쟁이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한미반도체가 AI 패키징 장비 수주 증가로 고점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DB하이텍은 자사주 소각 및 신사업 모멘텀으로 투자자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개별 종목 강세는 지수 전반으로 확산됐다.
반도체 랠리의 배경에는 글로벌 AI 수요가 있다. 지난 2분기까지 부진했던 범용 메모리(D램·낸드) 가격은 3분기 들어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감산 효과와 AI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메모리 시황은 우호적인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기업들의 호실적도 업종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오라클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일 클라우드 부문 수주 잔고가 4550억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하루 만에 35.97% 급등, 33년 만에 최대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브로드컴 역시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주문형 반도체(ASIC) 매출이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고 밝히며 최근 5개월간 주가가 121% 뛰어올랐다. 시가총액은 2255조원으로 테슬라의 1.5배에 달한다. 이러한 해외 호재가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에도 낙관론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불을 지폈다. 금리 하락은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정보기술(IT)·반도체 업종 밸류에이션에도 긍정적이다.
다음달 예정된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등 글로벌 이벤트도 투자심리를 자극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로드맵을 발표할 경우 국내 반도체주에 추가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순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HBM·AI 반도체 중심의 성장 스토리는 유효하다"며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구조적 성장 기업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