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2025 예술로 투자' 워크숍 성료…"투자 확대 신호탄"

IP·실행력 갖춘 기업 성공 사례 공유…투자자 "IP와 실행력이 투자 성패 갈라"

김주환 기자 기자  2025.09.13 21:05:1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예술을 바라보는 투자 시장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돈이 안 된다"며 외면받던 예술이 이제는 IP와 실행력을 앞세운 기업들의 무대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AI·미디어아트·공연예술 등에서 성과를 입증한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시장에 등장하며, 예술을 산업의 언어로 풀어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 6층에서 '2025 예술로 투자' 워크숍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장호)가 주최·주관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워크숍은 예술기업과 민간 투자자의 거리를 좁히고 후속 투자 유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모태펀드 운용사 △벤처캐피털(VC) △대기업 CVC 관계자 등 30여명의 주요 투자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인정 예술경영지원센터 팀장은 워크숍 개막에 앞서 예술과 투자 간 간극을 좁히는 장의 의미를 강조했다.

박 팀장은 "이번 워크숍은 예술기업과 투자자가 서로 다른 언어를 넘어 같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해 사례를 공유하고 연결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취지"라며 "예술이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대화의 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예술은 충분한 산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여전히 자금과 네트워크 장벽이 높다"라며 "민간 투자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현장 기반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라고 강조했다.

◆예술기업, 기술·시장 접목한 투자 사례 제시

1부 세션은 '예술기업 투자 인사이트와 사례 공유'를 주제로 진행됐다. 발표에 나선 조재만 BNK벤처투자 상무는 예술기업에 대한 투자 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조 상무는 "예술기업은 IP와 테크, 관광을 엮어 스케일을 키워가고 있다"라며 "이제는 가능성보다 실제로 수익 구조를 증명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자 시장에서 예술은 분명히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준호 주스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AI 음악 편곡 시스템으로 투자와 M&A까지 연결한 사업 경험을 직접 공유하며 투자 유치 과정을 회고했다.


김 대표는 "가장 먼저 묻는 것은 늘 '정량적 성과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였다"라며 "기술과 유통을 기반으로 성과를 증명해 내며 투자 유치와 M&A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IR 피칭 세션에서는 차세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3개 기업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단순히 '예술'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과 시장 논리를 접목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입증한 팀들로 꼽혔다. 현장에 자리한 투자자들은 각 기업의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하며, 매출 모델·글로벌 확장 전략·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IR 피칭에는 △버스데이(미디어아트 제작) △사운드플랫폼(인공지능 음향 솔루션을 개발) △브러쉬씨어터(MR 기반 공연 콘텐츠 제작)가 차례로 발표를 진행했다.

첫 주자로 나선 최광훈 버스데이 이사는 작품의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강조했다. 버스데이는 창작자의 서사를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하는 미디어아트 기업이다. 현재는 도심 곳곳의 △대형 LED △사이니지 △전시 공간 등을 활용해 작품을 새로운 형식의 IP로 재가공하고 있다.

최 이사는 "창작자의 이야기를 미디어아트 IP로 번역해 도시의 디지털 캔버스를 채우고 있다"라며 "단발성 전시에 그치지 않고, 한 번 만든 작품이 다양한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이라고 전했다.

서정훈 사운드플랫폼 대표는 기술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사운드플랫폼은 AI 기반 음향 마스터링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기존에는 전문 장인의 경험에 의존해야 했던 마스터링 작업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대체, 누구나 접근 가능한 클라우드형 플랫폼으로 구현했다. 현재 해외 음원 유통사와 협업을 논의하며 사업 외연을 넓히고 있다.

서 대표는 "사운드플랫폼은 장인 중심의 마스터링 한계를 넘어 AI 기반으로 누구나 접근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했다"라며 "특히 아시아 보컬 중심 문화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은 우리가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길준 브러쉬씨어터 대표는 공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브러쉬씨어터는 혼합현실(MR) 기술을 활용한 이머시브 공연 제작사다. 무대와 스크린, 가상 공간을 결합해 관객이 마치 다른 세계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MR 기반 이머시브 공연으로 관객이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K-콘텐츠 소비를 국내 현장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IR 발표를 경청하며 수익모델과 해외 확장 전략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현장에서는 "매출 구조가 명확하고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이미 증명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스토리보다 실행력" 투자자 평가 기준 분명해져

2부 세션에서는 투자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경험을 공유했다. 패널 토의에서 투자자들은 한목소리로 예술기업 역시 충분히 사업성과 확장성을 갖춘 투자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공통적으로 △창작 IP의 경쟁력 △실행력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꼽았다.

사회를 맡은 정무열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대표는 "투자는 결국 기획·실행·확장의 반복 과정으로, 예술기업도 투자자와 자주 만나 자신을 '투자의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라며 "투자자는 스토리보다 수치와 실행력을 먼저 보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곧 시장 신뢰를 얻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최수진 다날투자파트너스 전무는 브러쉬씨어터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준비된 기업만이 선택받는다고 전했다.

최 전무는 "브러쉬씨어터는 창작 IP를 글로벌로 확장할 준비가 돼 있었다"라며 "재무 안정성과 경영 능력을 함께 갖춘 점이 투자 결정의 핵심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김경숙 페인터즈앤벤처스 대표도 사운드플랫폼 발굴 경험을 공유하며 소회를 전했다.

김 대표는 "사운드플랫폼은 AI로 장인의 영역이던 마스터링을 누구나 접근 가능하게 만들었다"라며 "기술을 통해 시장 외연을 넓히는 힘이 투자 포인트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술기업 대표들은 작품에 대한 열정이 크지만, 투자자는 수익 구조와 리스크 관리를 우선 본다"라며 "투자자와 눈높이를 맞추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라고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예술기업을 위한 초기 성장자금 프로그램이나 전용펀드가 확대된다면 민간 투자도 더 과감해질 수 있다"라며 "결국 제도적 안전망이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낮추고, 시장 확대를 이끌 것이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