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 '강남 재건축 상징'으로 불린 은마아파트가 결국 최고 49층 5893세대 규모로 새롭게 변신한다. 2015년 당시 주민들이 50층 재건축을 제안했지만 '35층 룰'에 가로막혀 좌초된 사업이 규제 철폐와 신속통합기획(패스트트랙) 도입을 계기로 정상화 궤도에 오른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를 개최하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은마 재건축을 넘어, 서울시 재건축 정책 기조 변화와 공급 확대 전략이 본격화됐음을 입증하는 상징적 사례로 해석된다.
서울 강남권을 대표하는 노후 대단지 '은마아파트'는 준공된 후 46년이 경과하며 정비사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높이 규제에 발목을 잡혔다. 2015년 주민 제안은 50층으로 설계됐음에도, 결국 2023년 35층으로 축소된 계획만 인가됐다. 그러던 중 올초 높이 규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사업은 단숨에 급물살을 탔다.
특히 이번 변경안은 자문 신청 후 8개월 만에 가결됐다. 이는 2023년 도입된 신속통합기획 패스트트랙 덕분이다. 전문가 자문을 거쳐 주민 제안을 빠르게 심의에 상정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기획‧설계 절차를 대폭 단축해 사업 속도를 끌어올렸다.
이번 사업 계획에는 공공성 강화 장치가 다수 포함됐다. 대치동 학원가 인근에 공원과 400대 규모 공영주차장, 학원생을 위한 개방형 도서관이 신설된다. 또 만성적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대치역 일대에는 4만㎥ 규모 저류조가 들어서며, 인접 미도‧선경아파트에도 연계 설치된다.
단지 중앙에는 폭 20m 공공보행통로를 새로 조성해 은마미도양재천~개포동 생활권을 연결한다. '폐쇄적 대단지'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지역과 열린 교류를 가능케 하는 설계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공분양주택이 처음으로 포함된 점이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해 완화된 용적률 일부를 활용, 공공임대 231세대와 공공분양 182세대가 공급된다. 신혼부부‧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등 맞춤형 주거복지 모델이 검토되고 있어 '민간‧공공 융합형 재건축 테스트베드'로 기능할 전망이다.
은마아파트는 강남권 노후 아파트 재건축 논쟁 상징적 단지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대치‧개포‧잠실 등 인근 대단지 정비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서울시 역시 '속도·공공성·삶의 질 개선' 3대 원칙을 제시하며 재건축 공급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조합원 분담금 및 기부채납 부담 등 갈등 요인도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 조정이 사업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규제 철폐, 속도전, 공공성 강화 3박자를 동시에 담은 프로젝트"라며 "서울시가 강조하는 공급 확대 기조와 맞물려 은마 재건축 향방은 향후 강남권뿐만 아니라 전국 재건축 향배를 가늠할 정책 시금석"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