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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고치' 아시아 증시 속 '외면 받는' 코스피…"구조적 변화 절실"

노란봉투법·양도세 강화·관세 변수로 '외국인 이탈'…정책 신뢰 회복 등이 '반등 열쇠'

박대연 기자 기자  2025.09.01 1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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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대만·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증시만 정책 리스크와 외국인 이탈 등의 이유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올해 상반기 아시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치·정책의 일관성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5일 3883.56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4월7일(3096.58)과 비교하면 20% 높은 수준이다. 

선전종합지수 A주 시가총액 합계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위안(약 1경9000조원)을 돌파했다. 일평균 신용 잔고도 2조위안을 넘어서며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지난달 18일 4만3714.31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던 4월7일(3만1136.58)과 비교하면 불과 넉달 만에 40.4%나 뛰어오른 셈이다. 대만 가권지수 역시 지난달 27일 2만4519.90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아시아 주요 증시 강세는 각국의 경제 펀더멘털 회복과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대, 그리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주 랠리가 맞물린 결과다. 

일본의 경우 엔저와 기업 개혁 효과로 성장 기대감이 커졌고,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휴전에 더해 AI 산업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대만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한국 증시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아시아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지난달 들어 급격히 식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말 연고점(3254.47)을 찍은 이후 한달 동안 3100선 초반까지 밀리며 약 2%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뚜렷했다. 지난 한달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도체·조선·방산·원전 등 대형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업계에서는 세제 개편과 양도세 강화가 외국인 신뢰를 흔든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7월31일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겠다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과세 형평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매도 과정에서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으로 이어졌다. 대주주 기준이 강화될 경우 장기투자를 기피하고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가 늘어나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여기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의 인건비 부담과 경영 자율성 위축이 전망됐다. 아울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위협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부각됐다. 

일부 대형주의 어닝쇼크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를 24% 밑돌았고, LG전자도 기대에 못 미쳤다. 반면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두며 선방했다.

하지만 견조한 기업 펀더멘털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636곳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1522조461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10조4001억원으로 8%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책 신뢰 회복과 함께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돼야 국내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웅찬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역사적으로 단기간 급등 후 장기간 박스권에 갇히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며 "코스피 5000시대를 위해서는 단순한 외부 호재보다 주당순이익(EPS)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같은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밸류업을 통한 주주환원 확대와 상법 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그리고 세법 개편을 통한 인센티브 일치가 선순환 구조로 자리잡아야 기업 이익이 지수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성장 전략을 장착하는 것이 코스피 5000 시대의 전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