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민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비로소 한국의 풀뿌리 민주주의는 성숙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시·구의원의 시민공천이 풀뿌리 민주주의 회복의 관건"이라며 지방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박 청장은 글에서 "시·구의원은 교통, 복지, 교육, 환경 등 주민 생활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지만 현실은 권력구조에 종속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시·구의원이 주민보다 지역위원장, 즉 국회의원 눈치를 보며, 공천과 정치적 생존을 위해 충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 청장에 따르면 특정 정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는 지역에서는 공천이 사실상 당선을 의미하고, 공천권을 쥔 지역위원장은 정치적 영향력을 독점한다. 그는 "정치적 사다리를 장악한 지역위원장은 시·구의원의 재선과 경력 발전을 좌우하며,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의원은 공천 배제나 낙인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구조적 충성체제를 비판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박 청장은 시민공천제 도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주민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공천심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며, 의원 활동을 주민평가와 성과에 따라 재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당 내부 민주주의를 확립해 시·구의원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청장은 글에서 독일 사례를 언급하며 "독일은 특정 정치인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당원 총회를 중심으로 후보를 선출하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며 "그 결과 지방의원들은 지도부보다 주민에게 책임지는 문화를 만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박 청장은 "광주 광산갑 박균택 국회의원은 주민 참여형 공천심사 제도를 고민하며, 시·구의원들이 의전 수행에 매달리지 않고 독립적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평가제를 도입해 의원 의정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성과 중심으로 재선을 판단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박 청장은 끝으로 "개인의 선의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주민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야 비로소 한국 풀뿌리 민주주의는 성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구의원이 지역위원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주민의 진정한 대표로 설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박 청장의 발언은 단순한 정책 제안이 아니라, 시·구의원이 주민에게 책임지는 정치문화 정착과, 정당 내부 권력 구조의 수평화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 참여 경선 제도화, 의정활동 평가 강화, 정당 내부 민주주의 확립 등 제도적 개혁이 함께 추진될 때, 지방정치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실질적으로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