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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조원' 대한항공, 보잉 103대 구매 등 한·미 '빅딜' 성사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대비·팬데믹 이후 항공기 공급 지연 따른 선제적 투자

노병우 기자 기자  2025.08.26 10: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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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한항공(003490)이 대미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투자 규모는 62억달러(약 50조원)의 보잉 항공기 103대 구매와 함께 20조원에 가까운 엔진 구매(19대)·정비 계약을 추진하면서 총 70조원에 달한다.

이번 대한항공의 투자는 단순 기재 교체 차원을 넘어 통합항공사 체제 이후 성장을 대비한 장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트럼프 2기 보호무역 환경 속 한미 협력의 상징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자 글로벌 항공사들은 앞 다퉈 선제 발주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도 이런 흐름에 맞춰 2030년대 중·후반까지 안정적인 기재 확보를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 또 예비엔진을 미리 확보하고 20년간 엔진 정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안전·운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기단 통합 및 장기 수요에 대응할 공급 안정성 확보가 필수 과제다.  이번 보잉 항공기 구매 대상은 △777-9 항공기 20대 △787-10 항공기 25대 △737-10 항공기 50대 △777-8F화물기 8대다. 2030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대한항공은 보잉 △B777 △B787 B737, 에어버스 △A350 △A321neo 총 5개 기단 체제로 단순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 증대 △기단 단순화 통한 규모 경제 △고효율 신기재 도입 통한 연료효율성 제고 및 탄소배출량 저감 △고객만족 극대화 등 다양한 효과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와 별도로 GE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와 CFM으로부터 각각 항공기 11대분과 8대분의 예비엔진을 구매한다. 이와 함께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20년간 항공기 28대에 대한 엔진 정비 서비스도 받게 된다. 안정적인 항공기 운영 및 안전을 위한 과감한 투자다.

항공업계는 이번 결정을 '단순 기단 교체를 넘어 운영효율성과 ESG, 안전까지 한 번에 잡으려는 종합적 투자'로 평가한다. 경쟁사들이 공급망 지연에 휘둘리는 동안 대한항공은 장기적 경쟁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규모 계약은 미국 항공산업과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운다. 대한항공은 보잉 이외에도 △프랫 앤 휘트니(Pratt & Whitney) △제너럴일렉트릭(GE) △해밀턴 선드스트랜드(Hamilton Sundstrand), 허니웰(Honeywell) 등 미국 소재 항공산업 관련 기업들과 다양한 형태로 협력 중이다. 

단순히 기업 차원의 계약을 넘어 한·미 경제협력의 외교적 상징성을 띤다. 한국의 대표 국적항공사가 미국 전략 산업에 70조원을 투자하는 것은 양국 간 통상·외교 관계에서 활용 가능한 중요한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1971년 4월 최초의 미국행 화물 정기노선(서울~도쿄~로스앤젤레스)을 개설했고, 1972년 4월에는 최초의 여객노선(서울~도쿄~호놀룰루~로스앤젤레스)을 개설하며 한미 양국의 인적 물적 교류를 주도해왔다. 이런 기조는 지금까지 이어져 델타항공과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통해 양국 간 소비자 편의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번 70조원 투자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글로벌 톱10 항공사 도약을 위한 △기단 단순화로 효율 극대화(산업적 측면) △고효율 기재로 탄소중립 목표 가속화(환경적 측면) △트럼프 2기 보호무역 기조 속 신뢰자산 확보(정치·외교적 측면) 등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결국 이번 투자는 대한항공의 미래 생존전략이자 한국 항공산업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동시에 겨냥한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