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통해 123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노동분야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5인 미만 사업장 등 노동관계법 단계적 적용 확대 △노조법 제2·3조 개정 △임금체불 근절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명문화 △실노동시간 단축 △사고사망 비율 감축 및 산재보상 국가책임제 실현이다.
이번 정부의 노동정책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 해소에서부터 임금·노동시간의 질적 개선, 나아가 산업안전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까지 폭넓게 걸쳐 있다. 해당 정책이 구체적으로 노동관계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면을 살펴보자.
1.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사각지대 해소
현행 근로기준법은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 적용제외 규정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적용,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 제한, △연차휴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제한,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직장 내 괴롭힘 등이다.
국정기획원위원회 국민보고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에 단계적으로 노동관계법 적용을 확대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근로기준법 외에도 산업안전보건법, 기간제법 등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았던 노동관계법령도 적용이 확대된다.
2. 노조법 제2·3조 개정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사용자 정의의 추가 △노동쟁의 개념 변경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사용자의 범위에 확대해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거나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되는 등 근로조건에 관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의 노조법상 의무가 강화된다.
또한 현행 노조법은 노동쟁의를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에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한 분쟁상태' 라고 정의하는데 개정안은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으로 변경해 근로조건의 '결정'뿐만 아니라 이미 결정된 근로조건의 '이행'에 관한 사항까지 노동쟁의의 범위에 포함해 쟁의행위가 가능해진다.
현행법은 불법인 쟁의행위에 대해 회사가 제한 없이 노동조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었으나 개정안에 따르면 배상의무자별로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책임 범위를 책정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3.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명문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노동관계법령에 명문화한다. 이는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플랫폼 노동자 등 계약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일한 만큼 보상받도록 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4. 임금체불 근절·실 근로시간 단축·산재 사망사고율 감축
△2024년 기준 2조 448억원이던 임금체불액을 1조 미만으로 50% 이상 감축 △연간 노동시간을 2024년 기준 1859시간에서 1700시간대로 단축 △근로자 1만명 당 산재사고사망자 비율인 사망만인율을 2024년 기준 0.39에서 OECD평균인 0.29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특히 실 근로시간 단축방안으로 주 4.5일 도입 등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연말까지 마련하고 내년부터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에 대한 기업과 근로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동법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근로자가 기업에 몇 명 근무하느냐에 따라 근로자의 권리가 달라진다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임에도, 그동안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와, 주 15시간 미만의 이른바 초단시간 근로자까지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게 되는 것은 반갑고도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뿌리내리려면, 영세사업장의 부담을 완화할 재정·행정적 지원 장치와 함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플랫폼 노동자의 법적 지위를 정비하는 하위법령과 표준가이드라인이 신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정부의 노동정책이 로드맵을 넘어 오래된 병폐인 노동 양극화를 완화하고 일터에서 권리의 형평성이 실현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노서림 노무법인 길 대표 노무사 / <임금벗기기>저자 / (전)서울지방노동위원회 국선노무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 컨설턴트/ ISO45001심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