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관계기관 및 투자자들을 모아 회계 관련 현안들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생산적 금융 전환' 지시에 따라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앞서 회계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기 위함이다.
12일 금융위원회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대한 장기·벤처 투자 관련 회계 애로사항을 듣고자 간담회를 열었다. 금융감독원, 회계기준원, 금융투자협회, 벤처캐피탈협회 등 유관기관 및 은행, 보험, 자산운용사, 벤처투자회사 등이 함께했다.
첫 주제로 '만기없는 환매금지형 인프라펀드'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이 논의됐다. 은행·보험·운용사 등 투자자들은 장기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영구폐쇄형 인프라펀드에 대한 회계처리기준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의견을 제기해 왔다.
이에 금투협은 투자자 의견을 모아 관련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회계기준원에 요청했다. 이후 기준원은 금감원과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회계처리 기준을 명확히 하고, K-IFRS 질의회신 연석회의를 거쳐 회신했다.
기준원은 만기가 없고 환매가 금지된 인프라펀드는 발행회사가 투자자에게 원금을 상환해야할 의무가 없는 만큼 지분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프라 펀드가 지분상품으로 분류되는 경우 관련 평가손익을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표시하도록 투자시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벤처캐피탈 협회를 비롯한 PE, 신기술금융사업자, 벤처 투자회사들은 지난 2020년 시행된 '비상장주식 공정가치 평가 가이드라인'의 추가 개선을 건의했다.
이에 더해 원가로 측정해도 회계정보 왜곡 우려가 적은 경우 공정가치 평가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원가 측정 허용범위를 확대해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20년 벤처투자법 제정을 통해 국내에 도입된 이후 주요 벤처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투자방식에 대한 회계처리 완화도 건의됐다.
SAFE란 투자자가 기업에 투자하지만, 당장 주식 지분을 확정해 받지 않고 후속 주식 발행을 하거나 일정 조건이 충족될 때 확정된 지분을 받는 방식을 말한다.
SAFE는 발생시점에 발행주식 수와 주당 가치가 확정되지 않는 부채 성격과, 상환만기와 이자가 없고 장래에 주식형태로 발행되는 자본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현재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 따라 부채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받은 기업의 부채가 증가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 산출이 어려운 초기 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데 매년 또는 매분기마다 기업가치를 재평가해야 하는 애로가 있다. 이에 벤처캐피털협회는 투자받은 기업이 SAFE를 자본으로 회계처리할 수 있는 방안과 투자자의 공정가치평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날 제기된 현장의 애로사항을 포함해 회계처리의 불확실성이 있는 부분들을 관계기관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회계투명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는 회계처리가 이뤄지도록 회계처리기준 및 가이드라인 등을 현실에 맞게 개선·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기준원, 회계업계, 기업 및 전문가 등과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해 현장과 수요자 중심의 회계제도 개선과제를 지속 발굴·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