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2일 외환은행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이 사실상 선정되면서 국내 유통업계의 거대기업 M&A 사례로 꼽히는 까르푸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까르푸는 자신들의 몸값을 최대한 올리기위해 정보만 슬슬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2의 진로사태가 전개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거 진로 인수전 당시 인수자끼리의 치열한 경쟁으로 진로 몸값이 폭등하는 부작용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까르푸는 10여개 기업에 인수의향서를 보낸 상태며 업계 2, 3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구애에 마음을 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홈플러스 쪽으로 기운 것 같이 보이나 유통업계에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상당히 대조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까르푸의 매각은 기정 사실화됐으며 어느 업체에서 얼마에 인수하느냐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인수 대상자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언급되고 있는 것은 두 업체 모두 올 한 해를 공격경영의 해로 삼고 1위 업체인 신세계 이마트의 독주를 막겠다고 공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까르푸를 인수할 경우 매장 수에 있어서 이마트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질적 성장을 이룰 것을 보이며 3위 업체인 롯데마트가 까르푸를 인수할 경우 신세계 이마트에 이어 2위 업체로서의 자리를 확실하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역시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두 업체 중 누구라도 까르푸를 인수하게 되면 업계 1위 업체로서 누렸던 혜택들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으며 1위 자리에 대한 위협이 상당할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이번 까르푸 인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까르푸의 매각이 현실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인수 문제에 소극적일 수는 없는 게 사실”이라며 “만약 이번 기회에 까르푸를 인수하게 된다면 유통 시장에서 신세계 이마트의 자리를 확실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철수한 적이 있는 까르푸로서는 일본에서와는 달리 한국 내 유통시장의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이용, 어차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면 제대로 몸값을 받고 나가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매각을 결정한 까르푸 측에서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모두 1위 업체인 이마트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까르푸의 인수가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일부 언론을 이용해 교묘한 언론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제시한 1조8000억 원의 인수 대금은 까르푸가 96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투자한 금액과 비슷한 액수로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며 “까르푸 측에서는 1조8000억 원이면 일본의 경우와는 달리 그 동안 시설 부지의 땅값 상승으로 인한 이득은 챙기고 전혀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한국을 떠날 생각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문제는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까르푸를 인수할 경우 완전히 외국 자본으로만 형성된 거대 유통업체가 탄생할 수 있어 국부의 심각한 유출 상태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의 지분 11%를 소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2007년에는 5%, 2011년 이후에는 1%만 갖도록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