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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훈풍에 서학개미 가상자산株 '줍줍'…'고변동성' 주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서명에 기대감 '증폭'…고평가·투기적 성격 경계해야

박진우 기자 기자  2025.07.28 17: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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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서학개미'들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에 서명하며 시장 제도화의 전환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의 극심한 변동성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해외 주식 결제액 상위 종목에는 가상자산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업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로 잘 알려진 서클(Circle) 주식은 3억4607만달러(4784억4711만원)를 순매수하며 서학개미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 주식이 1억7586만달러(2431억2645만원), 주식과 가상자산 거래를 모두 지원하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 주식이 1억533만달러(1456억3797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 관련 기업으로 알려진 샤크링크 게이밍(SharkLink Gaming) 주식 역시 8989만달러(1243억888만원)를 순매수하며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추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에 서명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임 직후 가상자산 시장을 드라이브하며 적극적인 정책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서명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지니어스 법은 달러를 담보로 한 스테이블코인의 엄청난 가능성을 확고히 하고, 실현할 명확하고 단순한 규제 틀을 만든다"면서 "어쩌면 이건 인터넷의 탄생 이후 금융 기술에서 일어난 가장 위대한 혁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통령의 적극적인 발언과 맞물려 시장 전반의 제도화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자산을 통해 미국 국채의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세계 경제에서 달러의 핵심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하려고 시도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스테이블코인 시장 제도화를 뒷받침할 법안이 여야 의원에 의해 각각 발의됐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평가와 새로운 규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과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단기간 내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로 꼽히는 비트맥스(377030), 다날(064260), 위메이드(112040), 갤럭시아머니트리(094480) 등은 최근 고점을 찍은 후 최대 수십 퍼센트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극심한 변동성의 배경에는 가상자산의 투기적 성격과 내재가치 논란이 자리한다. 주식처럼 기업의 실적이나 자산에 기반한 명확한 내재가치 산정이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KB증권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성장 기대감으로 서클을 비롯한 쇼피파이, 로빈후드, 코인베이스의 선행 12개월 주가순자산비율(PBR)는 높게 반영돼 있다. 서클의 12개월 주가순자산비율은 43.5배로 매우 높다. 비자(18.1배), 쇼피파이(11.2배), 로빈후드(9.4배)로 시장 평균 4.6배 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미성숙한 시장 구조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도권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규제 불확실성이 큰 데다, 기관 투자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서명으로 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는 커졌지만, 가상자산 시장 특유의 유동성과 투기성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관련주의) 비즈니스 모델은 상표권 등록 외엔 뚜렷하지 않아 어느 정도 기대감에 많이 올라간 주가라고 보는 게 맞다"면서 "관련 법안이 발의되긴 했으나 법안에 규제 요소를 집어넣어 수정한다면 수익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디지털자산 법안 통과로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전반에 수혜가 기대되고 특히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집중될 전망인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발휘하려면 관련 법안이 나와야 한다"면서 "다만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는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있지 않은 부분이 있어 수혜주를 꼽은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