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2025년 2분기에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 넘게 감소하며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발 관세 부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가운데 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 판매 확대와 EV3의 글로벌 선전이 실적 방어에 나섰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까지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으면서, 하반기 관세 대응과 전동화 전략의 실행력이 그룹 전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아는 25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5년 2분기 실적(IFRS 연결기준)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 29조3496억원(전년比 +6.5%) △영업이익 2조7648억원(-24.1%) △당기순이익 2조2682억원(-23.3%)이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지만 수익성은 전년 대비 뚜렷하게 후퇴했다.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81만4888대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국내 14만2535대(+3.2%) △북미 26만5684대(+4.1%) △인도 9만2913대(+9.5%) 등 주요 시장에서 선전한 반면, 서유럽에서는 모델 노후화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총 18만5000대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 특히 △하이브리드(HEV) 11만1000대(+23.9%) △전기차(EV) 5만9000대(+8.3%)가 실적을 견인했다. HEV 판매가 뚜렷하게 늘며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도 23.4%로 확대됐다.
EV3는 북미와 유럽에서의 긍정적 반응으로 조기 흥행 가능성을 보여줬고, 하반기 △EV4 △EV5 △EV2 등 전기차 풀라인업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일부 전기차 캐즘(Casm) 국면에도 불구하고 EV3 판매호조가 흐름을 반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은 9.4%로,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놓쳤다.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4.1%포인트 상승한 80.0%를 기록했고, 인센티브와 관세 영향이 반영됐다. 다만 판매관리비 비율은 10.6%로 개선됐다.
기아는 "미국 관세가 본격 반영되며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줬지만, 고부가 차량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이 방어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하반기 전망을 "상반기보다 더 도전적"이라고 진단했다. 관세 영향이 5~6월을 넘어 전체 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은 EV 보조금 축소와 수요 위축, 유럽은 경쟁 심화, 인도는 신차 경쟁 등 주요 시장 모두에서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아는 △미국: 조지아공장 생산물량의 미국 내 우선 공급, 한국발 수출물량은 캐나다·중동 등으로 조정 △유럽: 하반기 EV4, EV5 출시로 전기차 라인업 강화 및 스포티지 PE 모델로 내연차 수요 회복 △인도: 현지 전략형 전기차 ‘카렌스 클라비스 EV’ 출시, 30만대 체제 본격화 △전체: EV2~EV5 대중화 EV 라인업 완성과 텔루라이드·셀토스 HEV 추가, PBV·픽업 등 신규 세그먼트 확장 등의 전략을 예고했다.